완전한 겨울, 첫눈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11/28

 "엄마, 빨리 좀 일어나봐! 밖에 눈이 엄청나게 쌓였어!!"

 흥분한 딸아이의 목소리가 단잠을 깨웠다.

 "으응?"

 요즘은 안구건조증이 심해 아침에 눈을 번쩍 뜰 수가 없다. 화장대로 손을 더듬어 인공눈물을 찾았다. 눈을 뜨지도 못한 채 오만상 구긴 얼굴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인공눈물 몇 방울로 눈을 적시자 그제야 시야가 트인다. 자연산 눈물은 이제 아침엔 만날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밤새 내린 눈은 하얗게 쌓여 족히 10센티는 되어 보였다. 무거운 눈 때문인지 가지가 꺾이기 직전인 편백을 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가지마다 하얗게 눈이 쌓인 나무와 먼 산의 설경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마어마한 11월의 첫눈이다.

 이웃집 아저씨가 넉가래로 눈을 치우는 소리가 들렸다. 작년에 이사 온 젊은 부부네다.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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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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