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중독(1) : 여행, 허울 좋은 변명

박하
박하 인증된 계정 · 배낭여행자
2023/05/02

위축되었던 관광 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인들은 세계 이곳저곳으로 틈만 나면 떠나고 있다. 뉴스에서는 연일 내수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제주도를 가도록 종용하고 있다. 물론 제주에 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 돈이면 해외를 가고 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건 사람들의 여정이 ‘여행’이 아닌 ‘관광’에 치중되는 경향이 강해져서 그렇다.

유럽에 다녀온 사람의 SNS게시글을 본 적 있는데, 내용인즉슨 ‘유럽 여행은 행복했다. 어째서 행복했는지는 돌아와 경비를 정리하다 깨달았다. 매일 20만원 이상을 썼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하루에 그 쯤 쓰면 행복해진다.’ 너무나 정확한 통찰 아닌가. 소비행위가 분출하는 도파민을 고려하면 응당 당연한 일이다. 보통 유럽의 물가를 생각하면 그 정도의 경비를 잡곤 한다. 짧은 관광에서 많은 걸 누리려고 할테니. 그리고 그 시간이란 대개 돈으로 치환된다.
어째서 해외로?
여행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모 유튜버의 영상에서 많은 부분이 설명되고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제작자는 말하길, 한국인이 유독 해외여행을 많이 나가는지에 대해선 소위 ‘욜로’가 만연한 사회 현상을 꼽았다. 출산 계획은 없고 자신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데에만 소비하는 문화에서 딱 좋은 카테고리는 여행이란 거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현재 사회 생활을 하는 세대가 느끼기로, 저렴한 곳에 가면 왕 대접을 누릴 수 있는 게 여행 뿐이다. 자신이 누려 마땅한 ‘존중’의 개념을 돈으로 사고 있다. 그래서 저축과는 거리가 멀다. 일반화로 말할 수 없으나 주변을 봐도 참 많이 나간다. 유튜브와 공중파를 가리지 않고 미디어에서 파생되는 온갖 컨텐츠가 ‘여행’을 주제로 삼을 정도니. 안 나가면 뒤쳐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한국의 도시는 모두 매력없게 변하고 있다. 획일화 된 아파트 배경은 사람의 감정을 침잠시킨다. 광화문 광장만 가더라도 마음이 살짝은 트이는 게 그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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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저 곳을 떠돌며 살고 있습니다. 아직 어느 곳에도 주소지가 없습니다. <아무렇지 않으려는 마음>, <워크 앤 프리> 두 권의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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