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 안 뽑아도 되니까 빨리 알려만 줘요

멋준오빠의 행복공작소
멋준오빠의 행복공작소 · TMT상담으로 소확행 찾는 행복공장장
2023/02/18
이 글은 얼룩소에서 진행하는 [얼에모], 얼룩소 에세이 쓰기 모임에 참가하는 글입니다. 소재 다섯 개(글 - 일 - 돈 - 쉼 - 나)에 대해 한 달에 2회가량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합평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경어체를 사용하던 평소와 달리 부득이 평어체를 사용하게 됨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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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뽑아도 되니까 빨리 알려만 줘요


0.
가장의 무릎은
가장 쉬웠어요


일, 다른 사람을 위해 투자한 시간의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얻는 것. 하루의 1/3을, 많게는 1/2을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지만, 정작 일하고 싶어서 일하는 사람은 만나보기 드물다. 하기도 싫은 일을 왜 하느냐 물어보면, 대부분 일하는 목적이 일 내부보다는 일 외부에 있다.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조직에서 승진하기보다, 금전적 보상을 통해 누리는 행복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 대충 산술적으로 계산해서 내 시간의 1/3을 다른 사람을 위해서 대신 쓰는 대가로 1/3의 여가 생활과 1/3의 수면을 허락받는다고 보면 될까. 여기에 덧붙여 지켜야 할 부양가족까지 있는 경우, 여가 생활마저 일부 침해받는 꼴. 사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면 가장 좋겠지만, 좋아하는 일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일하기 싫어도 생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버텨내게 되는 까닭.

지켜야 할 부양가족은 더러운 꼴을 보아도 질끈 참게 만든다. 하늘 높은 줄 몰랐던 자존심의 무게는 나와 부양가족의 생존보다 훨씬 가볍기에. 무릎을 꿇게 만드는 가격은 언제부터 이렇게 값싸졌는지. 어쩌면 원래부터 싼 가격이었는데, 나만 모르고 있었는지도. 몇 년 전, 사람 귀한 줄 모르는 직장 상사 앞에서 한없이 값싸져 버린 우리 아버지의 무릎 이야기에 하루 종일 분노와 무력감이 치밀어 올랐다. 평생 회사에 헌신했을 뿐인데, 우리 아버지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함께 욕하고 화내며, 정말 더러운 꼴 보느라 고생 많으셨다는 공감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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