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지 않는 남자 - MZ세대의 인기많은 어떤 남자들에 대하여
2023/01/21
●인기 많은 남자들과 가까이 지낸다. 아니지. 절친한 남자 친구들이 인기가 많은 사람들이다, 가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우리 친해지는 과정에서 내가 그런 것 따위를 염두에 둘 겨를은 없었으니까. 아니지. 그런 사실자체를 염두에 두진 않았다 할지라도, 그가 나에게 남자로서도 매력이 있었을 수 있잖아? 인간적인 매력과 성적인 매력은 어느 지점에서는 구분할 수 없기도 하니까. 게다가 난 말야, 대다수 남녀는 그 분량이야 천차만별이겠지만 어쨌든 암컷과 수컷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서로 (의식무의식적인 레벨에서) 성적으로 끌리고 있다고 전제하고 있으므로. 실제로 액션하지 않을 뿐. 어쨌든 내 주변 남자들은 인기가 많더라. 놀랍도록.
당신이 갤러리 운영하니 직업상 지위 높고 자산 많은 남자들 많이 아니까 당연히 그런 거 아니야? 라고 반문할 수 있겠고 그건 유의미한 지적일 수 있겠는데 음. 그런 게 아니야. 물론 그런 요소를 아예 배제할 순 없겠지만 내가 지금 말하는 인기는 선자리에서 좀 오만하게 거드름 피워도 관계가 어찌어찌 굴러가는 그런 거 말고 진짜 여자의 마음을 작동시키는 그런 인기라서. 내기준, 결혼시장에서 비싸게 잘 팔리는 조건을 갖춘 건 인기 라기보다 힘 이라고 보고있기도 하고. 난 있잖아, 마음 얘기 하는거야.
나는 얘네가 인기가 많다는 사실을 딱히 의식하지 않고 있다가 어느날 얘기를 듣다가 자꾸 깜짝깜짝 놀라는 편이다. 여자들이 남자한테 그렇게까지 하기도 하는구나 싶은 것들을 얘네가 겪어. 만날때마다 여자가 고가의 선물 세례를 붓는다든지 사귀자고 계속 청한다든지 사귀지 않는 사이에서 먼저 잠자리를 자꾸 청한다든지 심지어 먼저 몸으로 덮치려다 미수에 그친다든지 하는. 납치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여자가 혼자 사는 집에 자꾸 오고싶어하고 와서는 자꾸 집에 안 가려고 눕는다...
사랑과 아름다움. 이 둘만이 중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삶의 이유이자 내용이자 목적이다. 실은 이들이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을 살게 만드는 절대적인 두가지라 믿는다. 인간은 제 영혼 한 켠에 고귀한 자리를 품고 있는 존엄한 존재라고 또한 믿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보이지 않는 자리들을 손에 만져지도록 구체적으로 탁월하게 설명해내는 일로 내 남은 삶은 살아질 예정이다. 부디 나의 이 삶이 어떤 경로로든 나와 마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살아있게 만들 수 있다면. 제발.
@오아영
글은 결국, 독자가 쓰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예술가가 되기를 포기한 바로 그 이유" 정도면 엄청난게 나올 것 같군여.
전 첫번째 독자가 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후후
@이재현
[인간성장] 이라고 했을때 그 성장의 factor 내지 핵심척도를 무엇으로 삼을 건지가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내가 삼은 기준안에서 더 나아진다는 것 외에 성장이라는 말은 너무 각기 다른 말들이라고요. 가령 서울로 가고 싶은 사람과 부산으로 가고 싶은 사람은 나아갈 방향이 다른거니까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생존능력을 기르는 걸 기준삼아 성장을 논할 수도 있고 또 특정 분야의 마스터 정도를 늘려감으로써 성장을 논할수도 있고 그 성장의 지표는 외적일수도 내적일수도 등등등.
호 이렇게 새 글감을 제안해주시는군요.
예술가는 무엇이 만드는가, 제게는 대략 짚이는 데가 있는 물음이기도 한데 어쩌면 우리끼린 너무 뻔하기도 해서 굳이 얘기할 필요가 있나 싶은 내용이기도 할 거에요
그러나 예술계 내부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흥미있는 주제일 수 있겠네요
"왜 우리는 예술가가 되지 못했는가"에서는 막 웃었어요 당장도 할 수 있는 말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머릿속에서 떠올랐거든요.
하하 진짜 주신 물음표들로 연재해볼까요?
근데 재현님만 읽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
@오아영
오 이야기를 풀어주셔서 감사드려요. 특히 예술가들이 보통 가난한데 어떻게 감각, 센스, 훈련을 했는지가 궁금해지네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떠오르는군여. 완전히 다른 얘기지만 제 주요 관심사가 인간성장이어서; (다 빈치 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주제)
이 주제로 글 하나 써주셔도 되겠군요! 예술가는 무엇이 만드는가! 예술가는 무엇이 다른가! 왜 우리는 예술가가 되지 못했는가!
@이재현
아하 경험론적인 바탕에서 제기하신 물음표였군요!
말씀하신대로 센스나 감각은 경험이 만드는 게 맞기도 하고요.
아래서 [수행] 이라는 표현을 적어주셨는데 아무리 미적인 태도를 지니고 싶어도 수행은 센스나 감각을 입고 나가는 거기도 하고요.
한편 이정도도 학습할 수 없는 여유랄 게 저는 있다고 잘 믿어지지 않는답니다. (너무 부르주아의 몰이해인가요 ㅎㅎ)
가족을 책임져야 해서 PC게임 할 여유조차 없다면 이해 하겠는데
게임할 시간은 있으면서 감각이나 센스를 학습할 시간이 없다 라.
관심의 문제가 아닐까 싶고 관심이 애초에 없었다는 건 그런 태도가 부재하다는 거기도 하니까요.
물론 여유로운 환경에서 주어지는 특정방향의 경험들은 자연상태로라면 애초에 이런 태도를 탑재할 가능성이 전혀없었던 사람들까지도 많이들 미적인 사람으로 바꿔줄 수 있겠지만요. 그치만 여유롭다고 모두 미적인 것도 아니니(여유롭기때문에 더 추해지기도 하지요) 결국 관심의 문제라는 자리에서 생각이 머무르네요..
더 생각해보실 수 있도록
제 경험론이자 일종의 한 통계를 제시해볼게요
예술가들은 보편대비해서 미적인 태도를 민감하도록 치밀하게 갖춘 사람들 축에 들어가는데요
대체로 가난하다는 그 통계요! 이건 단순통계라기보다 실제로 구조적으로 예술가들은 그렇습니다 (예술이 부와 연결이 자주 되는건 예술 향유가 부유함과 관여되어 있기 때문이지 예술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오히려 부유함을 가지면 안이해져서 예리하게 치밀한 미적인 태도를 가지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ㅡ 이걸 우리는 흐려졌다, 오염됐다 고 말하기도 한답니다)
대화 즐거워요
고맙습니다.
@오아영
제가 답을 좀 개념적으로 드려서, 이야기가 어려워졌네요.
부와 태도(먼저 다가오지 않을 수 있는 정도의 감수성) 사이에 (명확한, 타이트한) 인과관계가 있거나 전자가 어떤 전제조건이라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정도의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 부분은 경험의 차이인 것 같아요. 제 주변에는 센스, 감각 등이 희귀해 보이는지라.
예술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네요. 여러가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대화에 응해주셔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감사드려요!!!
@이재현
앗 선함 으로 절대 읽지 않아요. 제 코멘트의 어느지점이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켰는지 궁금한걸요.
저는 선악에 그닥 관심이 없고 굳이 그런게 있다 하더라도 제가 알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읽으셨다면 오해가 있으셨을것이라서 좀더 부연을 해볼게요 ^ ^
다만 저는 더 미적인 것ㅡ 즉 더 아름다운것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입장이고 그쪽을 늘 지지합니다.(선ㅡ선 이란걸 계속 탐구해가며 추구하는 행위는 가능하다고 봐요. ㅡ 이나 정의에 입각한 태도는 내한몸 배불리려는 태도대비해서는 미적인 것이 맞고요)
여기 나오는 남성들의 태도는 문화자본으로 볼수도 아닐수도 있다는 입장인데
이건 정신성이나 태도를 문화자본으로 볼거냐말거냐의 문제라보아요.
가령, 백인으로 태어나 흑인을 인간으로 대하는걸 굳이 배워야만할수있는 사람이 있겠지만(배워도 못할수도 있고요)
안배워도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을 거거든요.
이걸 반드시 자본 으로 환원할수가 있을까요.
저는 이 지점에서 물음표를 찍은것이에요
특정한 지식체계의 경우는 명백히 배우고 익혀야만 학습가능한게많지만
탁월한 태도는-좀더 정확히말하면 더 미적인 태도 ㅡ 꼭 배워야만 지닐 수 있을까요?
(물질적 부가 전제되는것 같다고 언급해주셨으니)비루한 태도는 과연 부유함의 부재 때문일까요? 부유함을 가지면 보다 미적인 태도를 지닐 수 있을까요? 정말 그럴까요?
예술은 자기자신을 전부 쏟아도되는 유일한 자리라
결국 그 존재의 모든것이 표현되는 장소인데요
결국 세계관이 드러나는 장소이고 세계관은 결국 관계의 문제(세상과 나 사물들과 나 사람들과 나 삶과 나 기타등등등)이기도 하므로 관계 가 드러나는일은 필연인걸요. 종국에는 한 인간의 정신성이 있으니까요. 한 인생이 드리운 존재의 거대한 사상이.
예술을 총체적으로 팔수도있지만
예술에서 주로 아이디어를 보실수도 있지요. 어느뎁스까지 향유할지 어떤방식으로 음미할지는 감상자 마음이니까요.
저야 전문분야이니 가고싶은만큼만 갈 자유는 상대적으로 없고 끝까지 총체적으로 파내니 결국 세계관(관계 라 언급하신)까지가 파헤쳐지는것이고요
고맙습니다
@오아영
깊게 생각해보고 단 댓글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대화에 응해주셔서 기쁘네요.
저는 '문화자본'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작가님께서는 '선함'으로 보고 계신 것 같아, 이것도 젠더정치가 걸려있는 지점인가 싶어 재미있기는 하네요.
샘플 차이가 큰 것 같네요. 제 샘플에서는 '젠더 감수성'이나 '센스' 등 여성을 인격체로 볼 수 있는 지적, 인격적, 수행적 역량을 갖춘 남성 자체가 매우 희귀한 것 같아서요;;;
부와 선함의 연관관계에 대한 내용이 재미있기는 한데 선함, 여유로움, 정의로움(사회운동 하시는 분들의 사례에서 저에게 읽히는 부분) 등이 미묘하게 결이 다른 것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음 글이 매우 기대되네요! 저는 문화예술에서 '아이디어'를 찾는 편인데 작가님께서는 '관계'를 읽어내시는 것 같아서... 도전이기도 합니다 ㅋ
@서지은
하하 공들여 옷을 입고 선보이던, 에서 마구 웃었답니다. 어린 어느 시절 애인에게 최고의 연인이 되어주고 싶었던 그 어린시절에 그랬던 저자신이 생각났거든요. 지은님 주변에는 왠지 많을 것 같은데 [구경은 한 느낌] 이라 목격진술을 은근히 피하시면 어찌하나요
@이재현 님, 표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새해 명절 기쁘게 보내셨지요?
[시장적인 관점에서 보면... 극심한 양극화] 가 있다는 말씀, 양극화가 있는 것은 확실히 맞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여기서 사용된 "시장적"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해보고 싶어요.
[공격적으로 구애하지 않고 ~ 사회적 조건] 이 비싼지 를 생각해보면 비쌀수도 있는데 또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에요.
이 남자들의 핵심은 찬란한 문화자본처럼도 보이지만 실은 그 무엇보다도 여성을 인격적 존재로서 대하는 몸에밴 태도거든요. 물론 여전히 이사회에 두텁게 깔려있는 가부장문화 를 헤치고 여성을 인격적 존재로 대하는 태도를 겸비하는 일은 문화자본에 포섭되는 이슈가 맞긴 한데요.
음 여기 적은 남자들을 실제로 아는 저로서는, 이 남자들과 부는 상관 있기도 없기도 하답니다. 제 표본 안에선 적어도 독립적으로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어느정도는요.
부가 있다고 가질 수 있는 태도는 아니기 때문에.
재현님께서 제기하신 말씀은 비유하자면
부유해야 선할(giver가 될) 수 있다, 라는 가정과도 비슷해보인다고 저는 느껴요
부유해서 더 그럴수도 있는데 아닐 수도 있잖아요.
이거는 어떤 류의 정신성이나 태도가 부로부터 나온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의 문제기도 하다는 생각이고 더 생각해보고 싶어요.
물론 단순히 부 가 아니라 사회 전반을 덮고있는 문화를 거스른다는 점에서 한 주체로서는 분명히 여러종류의 cost들(독서시간, 사유하는 시간 등)을 들였을 거라는 지점에 대해 동의하고요
재현님의 코멘트가 달리고 응답하지 않는 동안 저는 계속 생각을 해 보기도 했거든요.
인간에게 환경이란 중요하고 또 안중요한데 중요한 게 맞아서
저는 계속 생각을 해볼 것도 같아요.
부와 고상한 정신성은 분명 개연성이 있을 수 있는데 가난과 정신성도 개연성이 있을 수 있기도 하고요, 요사이 알게 된 사회운동하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
"어쩌면 이 아이들은 잃을 게 없어서 이렇게 맑게 정의라고 믿는 것을 위한 사회적 의사결정에 군더더기없이 본인을 내놓을 수 있구나. 가진 게 있다면 버리고 가야 할 게 있어서 참 어려웠을텐데." 하고 느끼기도 했으니까요.
생각할 거리를 주셔서 즐겁고 또 깊이 읽어주셔서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차원은 전혀~ 다르겠지만, 저도 그런 남성상을 구경은 한 느낌입니다. 어떤 클래스에서 매회 선보듯 공들여 옷을 입고 다양하게 어필하던^^ 여성들을 보면서요.
@오아영
글은 결국, 독자가 쓰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예술가가 되기를 포기한 바로 그 이유" 정도면 엄청난게 나올 것 같군여.
전 첫번째 독자가 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후후
@이재현
[인간성장] 이라고 했을때 그 성장의 factor 내지 핵심척도를 무엇으로 삼을 건지가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내가 삼은 기준안에서 더 나아진다는 것 외에 성장이라는 말은 너무 각기 다른 말들이라고요. 가령 서울로 가고 싶은 사람과 부산으로 가고 싶은 사람은 나아갈 방향이 다른거니까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생존능력을 기르는 걸 기준삼아 성장을 논할 수도 있고 또 특정 분야의 마스터 정도를 늘려감으로써 성장을 논할수도 있고 그 성장의 지표는 외적일수도 내적일수도 등등등.
호 이렇게 새 글감을 제안해주시는군요.
예술가는 무엇이 만드는가, 제게는 대략 짚이는 데가 있는 물음이기도 한데 어쩌면 우리끼린 너무 뻔하기도 해서 굳이 얘기할 필요가 있나 싶은 내용이기도 할 거에요
그러나 예술계 내부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흥미있는 주제일 수 있겠네요
"왜 우리는 예술가가 되지 못했는가"에서는 막 웃었어요 당장도 할 수 있는 말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머릿속에서 떠올랐거든요.
하하 진짜 주신 물음표들로 연재해볼까요?
근데 재현님만 읽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
작가님! 이번에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요, 관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긴 한데, 시장적인 관점에서 보면... 극심한 양극화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말하자면, 공격적으로 구애하지 않고 적절히 기다리며 상대의 니즈를 맞춰주는 센스를 발휘할 수 있는 남자가 만들어지는 사회적 조건이라는 것이... 비싸다고나 할까요.
'센스는 매우 비싸다!' 연관된 변수가 센스, 감각, 문화적 경험, 연애 경험, (솔직히) 집안이나 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말하자면, '왜 한국에는 티모시 샬라메 같은 남자가 없지?'라는 건데, 받쳐주는 사회문화적 배경이 있어야 할테니까요.
고급스타일 잡지의 관계 칼럼같은, 희귀하고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하하 좋을때인가요 매력적인 남성상이 소리없이 바뀌어가는 느낌이에요
좋을때군요🙂
@오아영
오 이야기를 풀어주셔서 감사드려요. 특히 예술가들이 보통 가난한데 어떻게 감각, 센스, 훈련을 했는지가 궁금해지네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떠오르는군여. 완전히 다른 얘기지만 제 주요 관심사가 인간성장이어서; (다 빈치 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주제)
이 주제로 글 하나 써주셔도 되겠군요! 예술가는 무엇이 만드는가! 예술가는 무엇이 다른가! 왜 우리는 예술가가 되지 못했는가!
@이재현
아하 경험론적인 바탕에서 제기하신 물음표였군요!
말씀하신대로 센스나 감각은 경험이 만드는 게 맞기도 하고요.
아래서 [수행] 이라는 표현을 적어주셨는데 아무리 미적인 태도를 지니고 싶어도 수행은 센스나 감각을 입고 나가는 거기도 하고요.
한편 이정도도 학습할 수 없는 여유랄 게 저는 있다고 잘 믿어지지 않는답니다. (너무 부르주아의 몰이해인가요 ㅎㅎ)
가족을 책임져야 해서 PC게임 할 여유조차 없다면 이해 하겠는데
게임할 시간은 있으면서 감각이나 센스를 학습할 시간이 없다 라.
관심의 문제가 아닐까 싶고 관심이 애초에 없었다는 건 그런 태도가 부재하다는 거기도 하니까요.
물론 여유로운 환경에서 주어지는 특정방향의 경험들은 자연상태로라면 애초에 이런 태도를 탑재할 가능성이 전혀없었던 사람들까지도 많이들 미적인 사람으로 바꿔줄 수 있겠지만요. 그치만 여유롭다고 모두 미적인 것도 아니니(여유롭기때문에 더 추해지기도 하지요) 결국 관심의 문제라는 자리에서 생각이 머무르네요..
더 생각해보실 수 있도록
제 경험론이자 일종의 한 통계를 제시해볼게요
예술가들은 보편대비해서 미적인 태도를 민감하도록 치밀하게 갖춘 사람들 축에 들어가는데요
대체로 가난하다는 그 통계요! 이건 단순통계라기보다 실제로 구조적으로 예술가들은 그렇습니다 (예술이 부와 연결이 자주 되는건 예술 향유가 부유함과 관여되어 있기 때문이지 예술가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오히려 부유함을 가지면 안이해져서 예리하게 치밀한 미적인 태도를 가지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ㅡ 이걸 우리는 흐려졌다, 오염됐다 고 말하기도 한답니다)
대화 즐거워요
고맙습니다.
@이재현
앗 선함 으로 절대 읽지 않아요. 제 코멘트의 어느지점이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켰는지 궁금한걸요.
저는 선악에 그닥 관심이 없고 굳이 그런게 있다 하더라도 제가 알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읽으셨다면 오해가 있으셨을것이라서 좀더 부연을 해볼게요 ^ ^
다만 저는 더 미적인 것ㅡ 즉 더 아름다운것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입장이고 그쪽을 늘 지지합니다.(선ㅡ선 이란걸 계속 탐구해가며 추구하는 행위는 가능하다고 봐요. ㅡ 이나 정의에 입각한 태도는 내한몸 배불리려는 태도대비해서는 미적인 것이 맞고요)
여기 나오는 남성들의 태도는 문화자본으로 볼수도 아닐수도 있다는 입장인데
이건 정신성이나 태도를 문화자본으로 볼거냐말거냐의 문제라보아요.
가령, 백인으로 태어나 흑인을 인간으로 대하는걸 굳이 배워야만할수있는 사람이 있겠지만(배워도 못할수도 있고요)
안배워도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을 거거든요.
이걸 반드시 자본 으로 환원할수가 있을까요.
저는 이 지점에서 물음표를 찍은것이에요
특정한 지식체계의 경우는 명백히 배우고 익혀야만 학습가능한게많지만
탁월한 태도는-좀더 정확히말하면 더 미적인 태도 ㅡ 꼭 배워야만 지닐 수 있을까요?
(물질적 부가 전제되는것 같다고 언급해주셨으니)비루한 태도는 과연 부유함의 부재 때문일까요? 부유함을 가지면 보다 미적인 태도를 지닐 수 있을까요? 정말 그럴까요?
예술은 자기자신을 전부 쏟아도되는 유일한 자리라
결국 그 존재의 모든것이 표현되는 장소인데요
결국 세계관이 드러나는 장소이고 세계관은 결국 관계의 문제(세상과 나 사물들과 나 사람들과 나 삶과 나 기타등등등)이기도 하므로 관계 가 드러나는일은 필연인걸요. 종국에는 한 인간의 정신성이 있으니까요. 한 인생이 드리운 존재의 거대한 사상이.
예술을 총체적으로 팔수도있지만
예술에서 주로 아이디어를 보실수도 있지요. 어느뎁스까지 향유할지 어떤방식으로 음미할지는 감상자 마음이니까요.
저야 전문분야이니 가고싶은만큼만 갈 자유는 상대적으로 없고 끝까지 총체적으로 파내니 결국 세계관(관계 라 언급하신)까지가 파헤쳐지는것이고요
고맙습니다
@오아영
깊게 생각해보고 단 댓글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대화에 응해주셔서 기쁘네요.
저는 '문화자본'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작가님께서는 '선함'으로 보고 계신 것 같아, 이것도 젠더정치가 걸려있는 지점인가 싶어 재미있기는 하네요.
샘플 차이가 큰 것 같네요. 제 샘플에서는 '젠더 감수성'이나 '센스' 등 여성을 인격체로 볼 수 있는 지적, 인격적, 수행적 역량을 갖춘 남성 자체가 매우 희귀한 것 같아서요;;;
부와 선함의 연관관계에 대한 내용이 재미있기는 한데 선함, 여유로움, 정의로움(사회운동 하시는 분들의 사례에서 저에게 읽히는 부분) 등이 미묘하게 결이 다른 것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음 글이 매우 기대되네요! 저는 문화예술에서 '아이디어'를 찾는 편인데 작가님께서는 '관계'를 읽어내시는 것 같아서... 도전이기도 합니다 ㅋ
@서지은
하하 공들여 옷을 입고 선보이던, 에서 마구 웃었답니다. 어린 어느 시절 애인에게 최고의 연인이 되어주고 싶었던 그 어린시절에 그랬던 저자신이 생각났거든요. 지은님 주변에는 왠지 많을 것 같은데 [구경은 한 느낌] 이라 목격진술을 은근히 피하시면 어찌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