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지 않는 남자 - MZ세대의 인기많은 어떤 남자들에 대하여

오아영
오아영 인증된 계정 · 갤러리 대표, 전시기획자, 예술감상자
2023/01/21
장수지, <존재의 존재>,2021, 장지에 혼합재료, 110.1 x 130.4cm

●인기 많은 남자들과 가까이 지낸다. 아니지. 절친한 남자 친구들이 인기가 많은 사람들이다, 가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우리 친해지는 과정에서 내가 그런 것 따위를 염두에 둘 겨를은 없었으니까. 아니지. 그런 사실자체를 염두에 두진 않았다 할지라도, 그가 나에게 남자로서도 매력이 있었을 수 있잖아? 인간적인 매력과 성적인 매력은 어느 지점에서는 구분할 수 없기도 하니까. 게다가 난 말야, 대다수 남녀는 그 분량이야 천차만별이겠지만 어쨌든 암컷과 수컷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서로 (의식무의식적인 레벨에서) 성적으로 끌리고 있다고 전제하고 있으므로. 실제로 액션하지 않을 뿐. 어쨌든 내 주변 남자들은 인기가 많더라. 놀랍도록.



당신이 갤러리 운영하니 직업상 지위 높고 자산 많은 남자들 많이 아니까 당연히 그런 거 아니야? 라고 반문할 수 있겠고 그건 유의미한 지적일 수 있겠는데 음. 그런 게 아니야. 물론 그런 요소를 아예 배제할 순 없겠지만 내가 지금 말하는 인기는 선자리에서 좀 오만하게 거드름 피워도 관계가 어찌어찌 굴러가는 그런 거 말고 진짜 여자의 마음을 작동시키는 그런 인기라서. 내기준, 결혼시장에서 비싸게 잘 팔리는 조건을 갖춘 건 인기 라기보다 힘 이라고 보고있기도 하고.  난 있잖아, 마음 얘기 하는거야.



나는 얘네가 인기가 많다는 사실을 딱히 의식하지 않고 있다가 어느날 얘기를 듣다가 자꾸 깜짝깜짝 놀라는 편이다. 여자들이 남자한테 그렇게까지 하기도 하는구나 싶은 것들을 얘네가 겪어. 만날때마다 여자가 고가의 선물 세례를 붓는다든지 사귀자고 계속 청한다든지 사귀지 않는 사이에서 먼저 잠자리를 자꾸 청한다든지 심지어 먼저 몸으로 덮치려다 미수에 그친다든지 하는. 납치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여자가 혼자 사는 집에 자꾸 오고싶어하고 와서는 자꾸 집에 안 가려고 눕는다...
오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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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아름다움. 이 둘만이 중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삶의 이유이자 내용이자 목적이다. 실은 이들이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을 살게 만드는 절대적인 두가지라 믿는다. 인간은 제 영혼 한 켠에 고귀한 자리를 품고 있는 존엄한 존재라고 또한 믿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보이지 않는 자리들을 손에 만져지도록 구체적으로 탁월하게 설명해내는 일로 내 남은 삶은 살아질 예정이다. 부디 나의 이 삶이 어떤 경로로든 나와 마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살아있게 만들 수 있다면.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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