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장날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1/23
오늘은 김장날이다. 나혼자 날을 정하고 나 혼자 담그는 김장.  배추 뽑은지 벌써 5일째니 더는 미룰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요샌 김장을 합네 해도 절인 배추를 사서 담그는게 거의 당연하게 되었지만 나는 배추를 심어 수확했으니  그야말로 배추를 다듬고 소금물에 절이기부터 시작하는 풀코스의 김장을 하게 생겼다.
배추를 뽑고부터 마음이 납덩이 올려놓은 것 마냥 무겁기가 한량없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시어머님이 예전에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김장 하는게 뭐가 힘드냐. 소금 술술 뿌려놨다가 씻어서 양념 묻혀 집어넣으면 되는 것을..."  

그 말씀에 기가 막혀 아무 대꾸도 못하고, 원래도 말대꾸 같은건 꿈도 못 꾸는 성격인데 더더구나 말문이 막혔던 기억이 언제나 이맘 때면 떠오른다. 그 얘길 친구들 모임에서 했더니 모두 뒤로 넘어가며 한동안 화제거리가 되기도 했고 지금도 그 소릴 떠올리는 친구도 있다.

올해는 우째도 좀 먹을만한 김치를 담그리라. 매 번 내 식대로 적당히 소금이며 양념을 개량하는데서 벗어나 좀 과학적으로 만들어보리라 결심을 하고 인터넷을 뒤졌다.
소금양은 얼마나 잡아야 할지 소금물에 절이는 시간은 얼마가 적당한지 검색에 들어갔다. 누가 들었으면 갓 시집 온 새댁인 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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