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도 없이 찾아온 새 계절, 봄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03/03
 꽃 피는 봄을 이토록 시샘하나 싶을 정도로 스산한 날씨의 휴일이었다. 하필 세찬 바람이 불고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날에 강화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내일이면 개학하는 아이들에게 방학 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 같아서였다. 사회시간에 배운 고인돌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평화전망대에 올라 망원경의 작은 동그라미를 통해 강 너머의 북한을 엿보기도 했다.

 차 안에 넣어둔 생수병이 밤새 꽝꽝 얼 정도의 추위에 정신이 번쩍 드는 여행이었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굵은 눈발이 날렸다. 좀 잡을 수 없는 날씨에 오던 봄도 달아날까 조바심이 났다.

 대단한 시샘도 한풀 꺾였는지 오늘은 날이 제법 풀렸다. 미세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뒤덮긴 했지만. 오랜만에 마당을 둘러보며 누렇게 말라 보기 싫은 풀들을 정리했다. 월동하지 않는 식물들은 아쉽지만, 뿌리째 뽑아 보내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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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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