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는 지글지글, 내 눈은 이글이글, 그리워 글렁글렁

표류기
표류기 · 시공간을 표류 중입니다.
2022/05/26
집에 들어서니 바람이 창틈으로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노래인 듯, 아우성인 듯.
오늘 바람은 제법 진하다. 창문앞에서 잠시 진하디 진한 바람의 아우성을 듣는다. 진한 바람은 내 마음속 껍질도 벗길 기세다. 허나, 벗겨길 껍질이더냐! 내 이미 강하게 눌러 붙은 껍질임을 알고 있거늘. 마음을 갈아엎고 뒤집어야 겉껍질이라도 떨어지려나. 그런 생각.

바람이 진하디 진하니 그의 속삭임은 유독 진하게 귓가에 부딪힌다. “부끄럽지 않은가, 그리웁지 않은가?” 나는 바로 창가를 등진다. 오늘 바람은 진하디 진하다. 오늘은 바람만이 유일한 방문객.

고기는 지글지글, 내 눈은 이글이글, 마음은 써글써글, 머리는 아리몽롱, 그리움 아롱아롱, 소금은 쏟고쏟아 혓바닥 아리아리, 그리움 저물저물, 아파서 마이아파, 그리워 글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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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파도속에서 표류하는 흔적을 건져 올립니다. 저는 표류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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