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와 이해 : 좋아하는 친구들은 제발 아껴줘..아이들의 세계/ 할머니 눈에는 할머니가 보인다... 염색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3/02/21
몇 가지 그동안 오해하고 있던 부분을 이해하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늘 말하는 '별거 아닌게 꽤나 별거'였던 일들.. 나눠보겠습니다. 하나는 아이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에 관한 내용입니다. 세상에는 참 어쩔 수 없는게 많구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일이었어요.



좋아하는 친구들은 제발 아껴줘..
아이들의 세계

그 녀석이 준 '토끼 인형'. 딸아이는 '강아지'라고 주장하는 인형입니다. 뭘로 보이시나요? @청자몽
어느날 아이 가방에 자그마한 인형 하나가 들어있었습니다. 이게 뭐야? 하고 물어보니, ㅇㅇ가 준거랍니다. 아니? 이걸 왜? 하고 물었더니, 


"그동안 괴롭혀서 미안해. 친구야. 라면서 나한테만 줬어요."


하면서 '자기한테만' 줬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합니다. 뭐? 새콤이한테만 줬다고? 그랬더니 고개를 끄덕끄덕합니다. 내가 좋은가봐. 이런.. 좋은데, 좋아했는데 그동안 왜 괴롭혔대? 하고 물으니, 아이는 다른 곳으로 뽀로롱 가버립니다. ㅇㅇ는 2월에 이사를 간다고 했습니다. 작년 가을에 이사 소식을 듣고 속으로 살짝 좋아했습니다. 

ㅇㅇ가 종종 딸아이를 괴롭히는걸 알고 있었거든요. 실제로 막 때리는걸 놀이터에서 본 적도 있습니다. 저는 그때 놀래가지고, 번개처럼 날아가서 ㅇㅇ의 양쪽 손목을 꽉 잡아버렸어요. 제가 그렇게 몸이 빠른지, 알고 놀랐어요. 엄마가 되면 없던 능력도 생기는가봅니다. 100m를 20초에 겨우 뛰던 저는, 칼 루이스가 울고갈 정도의 속도로 움직일 수도 있더라구요. 손목을 꽉 잡힌 ㅇㅇ도 깜짝 놀라는듯 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로도 계속 괴롭히는걸 알고 속상하던 중이었거든요. 곧 이사를 간단말이지. 부들부들.. 하면서 참고 있었는데, 막상 가면서 미안하다고 하네요. 있을 때 잘하지.

그런데 좋아하면서 왜 괴롭혔던걸까요? 거참 이해가 안 가네. 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ㅇㅇ가 이사간다니까 어때? 그러니까 딸아이는 친구가 가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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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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