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2/30
창밖. @진영
눈이 온다.  와도 너무 온다. 
펑펑, 펄펄, 포슬포슬...  이런 표현은 다 해당되지 않는다. 잘디 잔 눈가루들이 뿌옇게 온 세상을 뒤덮고 마구마구 쏟아지고 있다. 오히려 눈이 좍좍 내린다고 해야하나. 안개 같기도 하고 비 같기도 한, 뿌연 눈이 무쟈게 빠르게 내린다. 눈 내리는 속도가 저리 빨랐나 싶다. 세상은 금세 은세계로 변했고 손님들이랑 식사하러 내려갔던 남편은 결국 눈을 못 이겨 산 입구에 차를 버리고 걸어서 올라왔다. 

다 덮어버리려나 보다. 하얀 눈으로. 보기 싫은 것, 아픈 것, 슬픈 것 다 덮어버리고 새로 시작 하라는 건가 보다. 
다 잊어버리라는 건가 보다. 지난 시간은 다 잊고 새로 시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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