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탄, 바다처럼 깊은 눈동자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8/26
라탄 공예 수업에 다녀왔다. 라탄의 내추럴한 느낌을 평소에도 좋아하지만, 생각보다 가격이 사악해서 원하는 대로 막 살 수는 없었다. 얼마 전 다낭 여행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라탄 컵 받침과 쟁반 몇 개를 사 오긴 했다. 

라탄이란 동남아 열대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야자과 덩굴식물에서 채취한 가볍고 거친 섬유이다. 줄기가 쉽게 구부러져 복잡한 모양을 만들 수도 있고 내구성이 좋아 의자나 바구니, 두꺼운 밧줄을 꼬아 여러 소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요즘 취미 생활로 라탄으로 용품을 만드는 사람들도 늘고 예쁘게 만든 작품들을 보니 한 번쯤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한때 재봉틀에 꽂혀 아이들 옷과 한복, 코트까지 만들었고, 소이 캔들 만들기에 빠져있던 때도 있었다.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마크라메, 프랑스 자수도 해 봤다.

문제는 너무 깊이 빠져 그것만 미친 듯이 몰두하다 어느 순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만두는 것이다. 그땐 잠도 안 자고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후회 없이 해볼 만큼 해 봤다는 뜻일까? 이상하게 그 뒤엔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지금도 공방을 하는 지인이 가끔 도와달라고 할 때 일손을 거들지만, 재봉틀이나 바느질을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캔들 만드는 재료들과 온도계 등 각종 장비를 얼마 전 이웃의 중학생 아이에게 넘겨주었다.

운 좋게 재료비만 부담하면 배울 기회가 있어 문화교실 수업을 등록했다. 가볍게 한 번만 해보자. 라탄은 빠지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참여하게 되었다.

10분 일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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