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 김웅용 천재 소동(1967)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1/13
네 살 밖에 안된 김웅용이 일본 후지TV에 출연해 영어 문장을 적고 있는 장면. 출처-경향신문
IQ 210 신동이 나타났다
   
누구나 자기 자식이 함함하고, 영특해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어린 시절 언어를 쉬이 익히고, 셈이 빠르면 내 자식이 혹시 천재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유아기에 발현되는 뛰어난 집중력과 빼어난 흡수력을 천재성과 혼동하는 일이 잦은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제 자식을 남 앞에 내보이고 싶은 심리가 과잉될 때 드러난다. 
   
아무래도 자랑을 해야겠으니, 가진 능력보다 더 보태 과장하고 꾸며내게 된다. 그렇게 거짓이 쌓이다 보면 남보다 조금 일찍 말을 뗐을 뿐인 네 살도 안 된 아이가 7개 국어를 하는 것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한 그저 뜻도 모르고 부모가 알려준 대로 외워 적는 것뿐인데, 석박사가 되어야 겨우 해결할 수 있을 법한 수학 물리 문제를 척척 푸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1967년 11월 2일 일본 후지TV <세계인간박람회>에는 네 살 먹은 한국인 신동이 출연해 일본 대학교수가 출제한 수학 문제를 능수능란하게 풀이하는 모습을 방송한다. 기저귀를 찬 채 색동 한복을 입고 쪼그려 앉아, 큰 칠판 위에서 난해한 미적분학 공식을 적어 내려가는 어린 아이는 진정 천재 같았다. 이는 한국인 역사상 가장 높은 아이큐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천재 김웅용’의 유명한 일화이다.
김웅용이 일본에서 아이큐 검사결과 210을 기록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당시 신문기사(「일본을 깜짝 놀라게 한 천재 꼬마 IQ 210」, 『동아일보』, 1967년 11월 2일)
일본 본토에서 한복을 입은 네 살짜리 어린 아이가 일본 대학생도 해결하지 못하는 수학 문제를 풀이하는 장면을 보고 우리 국민들은 묘한 쾌감을 느꼈다. 식민지 시절 일본에게 지배 받았던 역사와 일본에 크게 뒤쳐...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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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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