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령들과 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제가 유령인지도 모릅니다.

김원국
김원국 · 친해지고싶지만마음을열고싶진않습니다.
2021/11/16
 어렸을 땐 옆집에 자주 놀러가곤 했습니다. 옆집 형, 아랫집 새로 이사온 형, 건넛집 친구, 건너건너집 형제가 이웃이었습니다. 서로 안부를 묻고, 경조사엔 당연히 참석하고, 동네 입구 슈퍼마켓 평상에 삼삼오오 모여 여름 더위를 식히기도 하고, 서로의 집을 방문해서 함께 티비를 보거나 과일을 깎아먹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지금이 21세기라면 그때는 20세기였기 때문일까요. 옆집에 살던 분이 이사를 가고 새로운 이웃이 이사를 온 지 두 달이 넘어가는데 아직 얼굴도 한 번 마주친 적이 없습니다. 가끔 주인 없이 혼자 남은 개가 옆집 안에서 낑낑거리면 문 밖에서 개에게만 몇 마디 건네본 정도입니다. 다세대 빌라에서 살고 있는데 정신 없이 살다보니 어느 집 누구건 주차장에서나 서로 인사 하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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