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가장 잔혹한 성범죄 - 윤금이 피살 사건(1992)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2/15
 
윤금이 피살 사건 직후 숨죽인 동두천 기지촌의 모습. 매일매일 난장판이었던 거리가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출처-시사인
동두천, 그날 밤 
   
1992년 10월 28일 동두천시 보산동 431-50번지 집에서 ‘크라운클럽’ 종업원 26세 여성 윤금이가 알몸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한 윤금이의 모습은 참혹했다. 그녀의 음부에는 콜라병이 박혀 있었고, 항문에는 우산이 27cm가량 꽂혀 있었다. 그리고 입에는 성냥개비가 한 움큼 물려져 있었고, 온몸은 흰 가루세제로 뒤덮여 있었다. 
   
얼굴을 비롯한 전신은 피범벅이 된 처참한 상태였다. 부검 결과 사인은 두부 손상에 의한 과다 출혈로 밝혀졌다. 콜라병으로 가격당한 안면은 함몰돼 있었고, 열창(裂創)도 여러 군데 나 있었다. 게다가 부검 중에 콜라병이 박혀 있던 자궁 속에서 맥주병 2개가 더 발견되기도 했다. 
「동두천 시민 분노물결-미병사 한국여성 잔혹살해 파문」, 『국민일보』, 1992년 11월 5일.
   
이처럼 잔혹하고 엽기적인 살인 사건을 저지른 범인은 주한미군 2사단 제20보병연대 5대대 본부중대 소속의 이병 마클 케네스 리(Markle Kenneth Lee, 당시 20세)였다. 그는 사건 당일 술을 마신 상태에서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한 뒤, 동두천 밤거리에서 윤금이를 만났다. 당시 우리나라에 주둔하던 미군들이 유흥과 향락을 즐기던 동두천 보산동 일대를 흔히 ‘기지촌’이라 불렀다. 윤금이 역시 술에 취한 상태였지만, 흥정을 하기 위해 둘은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집으로 가는 도중, 윤금이와 함께 밤을 보내길 원하는 다른 미군 남성과 마주쳤다. 미군 남성 둘이서 윤금이를 놓고 실랑이를 벌였고, 마클은 완력과 폭언으로 상대 미군 남성을 제압해 쫓아냈다. 우여곡절 끝에 둘은 가까스로 집에 도착했으나, 흥분한 마클과 흥정이 제대...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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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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