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9
혼자가 된 여자는 얼마나 막막했을까...
올망졸망한 자식이 넷이나 있다.
말단 공무원이었던 남편은
변변한 집 한칸,
땅 한 마지기 남겨주지 않고,
속 편히도 가버렸다.
나 국민학교 6학년 겨울.
졸업을 며칠 앞 둔 그 때.
아빠는 갑자기 별이 되었다.
그 해에는 정말 유난히 눈도 많고 추웠더랬다.
그 때만해도 집에서 장례를 치뤘는데,
우리집 상주는 내 밑에 동생.
1남 3녀의 막내 아들이자
우리집 유일한 외아들.
4학년 내 동생이었다.
몸에도 맞지않는 뻣뻣한 누런 상주복을 입고
조문객을 맞았는데
그 어린게 뭘 알까....
'배고파!'
'나가서 놀거야!'
'만화 틀어주라고~!'
드러누워 발을 동동 구르며
뗑깡을 피웠대기 일쑤였고,
그 광경은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아빠를 그렇게 보내드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엄만
자릴 펴고 누우셨다.
그저 어딜보는지 모를 멍한 눈빛으로
자지도, 먹지도 않고 누워 천정만 보셨다.
내 기억이 맞다면
2주동안은 꼼짝없이 그렇게 계셨다.
얼마나 막막했을까....
고3, 중2, 초6, 초4.
서른여덟 여린디 여린 여자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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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국민학교 졸업식 사진엔
가족들이 아무도 없다.
첫 졸업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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