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면사포

낭만아줌마
낭만아줌마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2022/02/09
서른 여덟에 남편 떠나보내고 
혼자가 된 여자는 얼마나 막막했을까... 
올망졸망한 자식이 넷이나 있다. 
말단 공무원이었던 남편은 
변변한 집 한칸,
땅 한 마지기 남겨주지 않고, 
속 편히도 가버렸다. 

나 국민학교 6학년 겨울. 
졸업을 며칠 앞 둔 그 때.
아빠는 갑자기 별이 되었다.
그 해에는 정말 유난히 눈도 많고 추웠더랬다.
그 때만해도 집에서 장례를 치뤘는데, 
우리집 상주는 내 밑에 동생.
1남 3녀의 막내 아들이자 
우리집 유일한 외아들.
4학년 내 동생이었다.
몸에도 맞지않는 뻣뻣한 누런 상주복을 입고
조문객을 맞았는데
그 어린게 뭘 알까....

'배고파!'
'나가서 놀거야!'
'만화 틀어주라고~!'
 
드러누워 발을 동동 구르며 
뗑깡을 피웠대기 일쑤였고,
그 광경은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아빠를 그렇게 보내드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엄만 
자릴 펴고 누우셨다.

그저 어딜보는지 모를 멍한 눈빛으로 
 자지도, 먹지도 않고 누워 천정만 보셨다.
내 기억이 맞다면 
2주동안은 꼼짝없이 그렇게 계셨다.
얼마나 막막했을까....
고3, 중2, 초6, 초4.
서른여덟 여린디 여린 여자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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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국민학교 졸업식 사진엔
가족들이 아무도 없다. 
첫 졸업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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