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노래를 들어라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3/05
고개 들어 보면 달이 있습니다. 느리게 걷는 것은 습관입니다. 
달빛 아래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고 있는데 양반 다리를 하고 한 행을 쓰고 달빛 한 번 보고 다시 한 행을 써 내려갑니다.
 
by적적
 
나를 감싸는 위성은 달이었고 달은 시(詩)이기도 했습니다. 내가 바라보는 것을 잊거나 혹은 고개를 숙여 한 번도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없더라도 달은 거기 있었고 올려다본 달은 시처럼 빛나고 시처럼 냉담하고 차갑기도 했습니다.
   
요즈음 시와 나와의 거리는 달과 나와의 거리만큼 멀리 있습니다. 이렇게 멀리 있으니 달은 더 운치 있고 따스하며 자꾸만 보고 싶어집니다.
   
늦은 밤 공원은 이제 영업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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