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서 찾는 한국인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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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서 찾는 한국인의 정체성

그들의 ‘한국풍’ 요리에선 경계인의 맛이 난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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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5

에디터 노트

설렁탕 국물로 만든 마초볼 수프, 김치 카르보나라, 김치 국물에 재운 닭고기 구이, 피시 소스를 넣은 호박전, 짜장라구덮밥… 

선뜻 상상이 가지 않는 요리 이름이다. 어쩌면 ‘괴식’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모두는 실력 있는 한국계 셰프들이 오랜 고민과 연구를 거쳐 내놓은 자신의 시그니처 요리다. 

이들 대부분은 입양아 출신.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외국 가정에 입양됐기에 한국 문화를 깊이 경험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한국 요리에 끌렸고, 자신의 요리에 한국풍의 무언가가 배어 있기를 바란다. 

한국인들은 그들의 요리를 보며 이렇게 말한다. “이게 어떻게 한식이지? 이런 건 한국의 맛이 아닌 걸? 하긴 넌 진짜 한국인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지. 입양아 출신이잖아. 자신의 성공을 위해 한국 문화를 훔친 것일 뿐이야.”

많은 한국계 셰프는 이런 비난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고민한다. 단지 유전자만으로 자신에게 정통성이 부여되는지, 오히려 한국의 전통을 훼손하는 건 아닌지. 나아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왜 한국 요리에 끌리는 것인지, 그리고 도대체 나는 누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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