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미세 플라스틱
사랑하는 플라스틱 장난감이 망가진 주인공 ‘폴리’가 세상 떠나갈 듯 큰 울음을 터뜨린다.
울지 마. 울지 마! 얼른 뚝!
망가졌으면 또 사면 되는데 왜 울어?
플라스틱 천국엔 없는 게 없거든.
우리는 플라스틱 천국에 살고 있다.
한겨울 따뜻하게 우리 몸을 감싸주는 패딩점퍼와 니트, 몸에 맞춰 잘 늘어나는 수영복, 칫솔과 치약, 샴푸, 폭신한 곰인형과 지루함을 달래주는 레고, 비닐과 음료수 병 모든 것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편리한 플라스틱 세상.
값 싸고 질 좋은 물건이 넘쳐나고, 망가지거나 질려버린 물품은 언제나 새것으로 대체 가능하다.
그래서 얼마 뒤, 부모처럼 아이도 깨닫게 된다.
“이야, 신난다! 놀다가 망가지면 휙. 쓰다가 싫증 나면 픽.”
신나게 놀고 난 뒤 개운하게 씻는 동안 샴푸와 세제에 들어있는 미세플라스틱은 하수도와 비를 타고 졸졸졸 세상으로 퍼져나간다.
바다로 간 작디작은 알갱이들은 넓은 바다를 삼킨다. 미세 플라스틱을 삼킨 물고기는 그물에 걸려 다시 폴리네 식탁에 오르게 된다.
맛있게 먹은 물고기는 우리 몸속으로 들어와 온 몸 구석구석 날마다 차곡차곡 쌓인다.
미세미세한 맛 플라수프 <김지형>
알록달록 원색의 색감과 강렬한 색채에 끌려 아이에게 읽어준 그림책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