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추구의 역설: 역경을 통한 성장

안도현
안도현 · 제주대학교 교수(PhD 미디어심리학)
2023/10/31
도입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는 두 부류뿐이다. 영혼이 없는 자와 이승을 떠난 자. 행복한 삶이란 언제나 행복한 것만을 의미한다고 여기는 것은 큰 오해다. 고통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것은 행복한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역경의 기능
호메시스(Hormesis)란 개념이 있다. 그리스어로 "유익한 자극"이란 의미다. 유해자극에 대한 적응반응을 일컫는다. 유해한 물질이라도 적당량이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는 현상이다.

호메시스가 일어나는 이유는 우리 몸이 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적응과 성장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근육은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면 손상되고, 그 손상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더욱 강해진다. 또한, 면역체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활성화되어 더욱 강해진다.

나심 탈렙은 호메시스를 확장해 항취약성(antifragility)을 제시했다. 압력이나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을 때 오히려 강해지는 시스템이나 개체를 말한다. 호메시스가 개체의 생물적인 적응반응을 의미하는 반면, 항취약성은 개체 뿐 아니라 사회체계 전반에  적용된다.

항취약성은 탄력성(Resilience)과도 구별되는 개념이다. 탄력성은 압력이나 스트레스에 의해 손상되었더라도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항취약성은 압력이나 스트레스에 의해 오히려 더 강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니체의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는 격언에 부합하는 개념이다.

자연계에서 나무는 바람이나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에 노출될수록 더 강해지고, 곰팡이는 항생제에 노출될수록 더욱 강력한 내성을 갖게 된다. 인간의 면역 체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더욱 강화된다.

사회계에서 경쟁에 직면한 기업은 더욱 혁신적이고 경쟁력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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