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사서(司書) 고생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3/05/10
뒤늦게 도서관과 친해졌다. 책을 읽는 것 뿐 아니라 도서관을 출입하고 책을 빌리는 일련의 행위들에서도 소소한 재미를 느낀다. 처음에는 검색대에서 원하는 책을 확인한 후, 책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사서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지금은 혼자서 책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다 보니 사서들과 소통할 건덕지가 없는 편이다.

가끔 사서 친구에게 책을 추천해달라고 한다. 친구는 본인이 읽었던 책을 추천해주었고, 대부분 아주 만족스럽게 읽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사서의 업무와는 상관 없이 직접 구매해서 읽은 책들이었다. 버튼만 누르면 추천도서가 AI 처럼 술술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친구의 말에 의하면 사서의 하루 일과는 커피 한 잔의 여유와 같은 낭만적인 분위기가 아니라고 했다.

[사서(司書) 고생] 이라는 제목의 책을 집어 들었다. 제목이 재미있었고 20년차 짬바이브 사서의 일상이 궁금하기도 했다. 평소 사서에 대한 느낌은 '불친절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친절하지는 않은' 정도였다. 사서들은 가만히 앉아있는 것 같은데 생각보다 피곤해 보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사서들이 생각보다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서고생하는 사서들.



사실은 다이나믹한 일상들


도서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참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온갖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열람실에 있는 책상은 보통 여러 사람이 둘러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형태로 되어있는데, 앞사람의 발 냄새가 너무 심해서 직접 말하기는 뭣하니 사서에게 클레임을 거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시민의 요청이 있으니 말은 해야 하지만, 잘못했다가는 냄새의 원흉인 고객의 화를 돋울 수 있으니 정교한 기술이 필요해 보인다.

요즘은 휴무일이나 도서관 운영시간 외에 책을 반납할 수 있는 '무인 반납기'가 비치되어 있는데, 심지어 이 기계를 훔쳐가는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성인 남자의 키보다 더 크고 혼자서는 들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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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응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 잠 22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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