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성형미인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

한승혜
한승혜 인증된 계정 · 다양한 것을 읽고 보고 씁니다.
2023/01/17
얼마 전 SNS에서 딸이 너무 안 먹어서 고민이라는, 한창 성장기의 아이가 저러는 것을 볼 때마다 걱정이 되고, 아침마다 체중을 재고 살이 빠지면 즐거워하는 모습을 계속 보다 보니 어느 순간 미운 감정까지 들어 힘들다는 글을 읽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초중생 부모 중에는 아이(주로 딸)가 너무 안 먹어서 고민인 이들이 많다고 한다. 대체 왜 안 먹느냐고? 당연히 빼빼 마르기 위해서다. TV에 나오는 아이돌들처럼. 일명 ‘뼈말라(뼈처럼 마른)’가 되기 위해서.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덜컥 겁이 난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나 역시 언젠가 같은 걱정에 마주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직은 미취학 아동에 불과하지만, 자랄수록 점점 더 외모에 관심을 보이는 딸은 최근에는 외모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까지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엄마, 나도 눈에 이렇게 선이 그어져 있었으면 좋겠어!” “난 살이 안 쪘으면 좋겠어!” “나도 코가 더 오똑했으면 좋겠어!”
   
나름 성장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받아들이며 아이에게 선이 없는 눈(홑꺼풀)은 없는 대로, 있는 눈은 있는 대로 예쁘다고, 통통한 사람은 통통한 대로, 날씬한 사람은 날씬한 대로 예쁘다고, 어떤 콧대든 다 예쁘다고 말해주곤 하지만, 사실 그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마음 속의 무언가가 덜컥 걸리곤 한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라고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그렇다고 선뜻 대답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외모의 다양성을 존중하자고 이야기한다. 다들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다고 말한다. 외면보다 내면이 중요하다고도 말한다. 최근에는 ‘정치적 올바름’과 ‘여성혐오’라는 기준에 의거하여 비난을 듣지 않기 위해 이전처럼 ‘뚱뚱하거나’ ‘못생긴’ 대상에 대한 조롱 또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이 다른 한편에서는 ‘아름다운 것’과 ‘마른 것’에 대한 엄청난 추앙이 펼쳐진다.
   
세게 쥐면 부서질 것 같은 허리, 비현실적인 길이와 두께의 팔다리, 마치 이 세상 사람 같지 않은, 아름다운 이...
한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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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비평서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와 칼럼집 <다정한 무관심>, 에세이 <저도 소설은 어렵습니다만>을 썼으며 다양한 매체에 서평과 칼럼을 기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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