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별의 자녀들이다.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3/22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 다락에서 먼지와 함께 딩굴거리던 나는 커다란 종이상자를 뒤적이다가 코스모스란 책을 만난다. 어른들은 이런 책을 읽는구나 이렇게 두껍고 수없이 찬란한 기록들을 얘기하고 있겠구나 나란 아이는 얼마나 어른과 동떨어진 삶을 살았는가.
그 후 나는 알건 모르건 코스모스란 책을 다 읽어버리기로 한다.
   
행간들이 긴꼬리를 끌며 사라져 간다. 읽으면 읽을수록 미궁에 빠지고 미로에서 나올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다락에서도 내려가지 못한 채 엄마에겐 다락에 올라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겨울 방학 내내 다락방에 올라가 코스모스를 읽었다.
   
그리고 두꺼운 연필의 가장 흐릿한 흑연이 지나간 행을 만났다. 바람둥이였던 아버지가 젊은 어느 날 밑줄을 그었을 그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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