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가 되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5/22
"내일 ㅇㅇ 부부 온대." 
부부?   그 한 마디에 아연 긴장이 된다.
지인분이 방문을 하더라도 남자분만 오면 전혀 내가 신경 쓸 일이  없다. 어차피 집에 들어 올 것도 아니고 남편과 작업실에서 얘기를 나누다가 식사도 자기들끼리 하러 갈 테니 나는 얼굴을 내밀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부부가 온다면 얘기가 다르다. 어쩔 수 없이 나도 나가서 인사도 해야하고 집에서 차도 대접해야 하고...
그러자니 구석구석 대청소도 해야 하고 간단한 다과도 준비해야하고 옷매무새도 신경써야하고 화장도 약간은 해야하고... 아휴, 귀찮아. 
우선 현관에 산 처럼 쌓여있는 종이박스와 스티로폼박스부터 처리해야한다.  모두 인터넷으로 주문한 상품들의 박스다.  쓸만한 것들을 창고행이고 나머진 분리수거 해야한다.
그 다음 화장실 청소다. 락스를 풀어가며 박박 문질러준다.
거실도 롯순이에게만 맡겨놓지 않고 꼼꼼히 걸레질을 해준다.
그리고 머리 손질을 하고 화장을 살짝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꾸민듯 안 꾸민듯 집에서 입는 옷이면서 간단한 외출을 해도 괜찮은 걸로 고른다. 까만색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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