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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습니다] 월급사실주의 작가들이 필요한 이유, 소설가 장강명이 답한다!

장강명
2023/10/11
alookso 유두호
안녕하세요. 소설 쓰는 장강명입니다.
<얼룩소>에 글을 남기는 건 처음이네요. 반갑습니다.
 
간혹 책과 관련된 행사, 북 토크, 독자와의 만남에 가면 “이런 시대에 문학을 왜 읽어야 하느냐?” “문학의 힘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같은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문학계에 한 발 걸친 사람이라면 요즘 다들 비슷한 질문을 받기도 하죠. 문학의 힘이 잘 보이지 않으니 나오는 질문입니다. 돈의 힘이 뭔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2022년 비정규직 노동자는 815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제 한국인 절반가량은 본인이 비정규직이거나 가족이 비정규직으로, 이것은 2020년대 한국 사회 불평등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저는 2000년대 들어 그렇게 비정규직이 늘어나던 시기, 한국 노동시장이 둘로 쪼개지던 때에, 그 실태나 증가세를 사실적으로 알리고 비판한 작품으로 한국소설보다는 드라마나 웹툰이 먼저 떠오릅니다. 백수나 시간강사가 등장하는 소설들을 놓고 노동시장 이원화를 지적한 거라고 주장하고픈 마음은 안 듭니다.
 
황석영 작가는 2010년대 중반 몇몇 언론 인터뷰에서 《미생》과 《송곳》을 높이 평가하며 “문학이 그런 서사를 다 놓치고 있다니!” “한국문학의 위기는 한국문학 스스로가 현실에서 멀어지면서 자초한 게 아닌가” “한국 젊은 소설가들이 바로 이런 당대의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미생》과 《송곳》 이전에 비정규직 문제를 다뤄 큰 호응을 얻은 드라마 《직장의 신》이 일본 드라마의 리메이크였다는 사실에 이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한국 소설 중에는 원작으로 삼을 마땅한 작품이 없었던 걸까요? 과연 한국 소설가들이 탄광의 카나리아고 잠수함의 토끼 같은 존재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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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사실주의 소설가, 단행본 저술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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