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족'이란 이름으로. #1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12/18
약간의 두근거림과 조금의 걱정이 뒤섞인 출발이었다. 어머니의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 펜션을 하나 예약했다. 4남매와 큰 조카 둘, 이제 200일을 맞이하는 조카까지 모두가 모여 1박 2일이란 시간을 함께 하기로 했다. 늘 짧은 만남만이 전부였기에 어머니와 아버지는 작은 설렘을 내비치셨다.

흔하디 흔한 가족 여행 한 번 없던, 하물며 가족 사진조차 없는 우리 가족의 다사다난했던 과거에 종지부를 찍고, 작은 빛이 하나 스며드는 듯한 날이다. 서로에게 맺혀있던 섭섭함들을 좋은 기억과 함께 엮어나갈 수 있다면. 작은 걱정들이 그 기대감 아래로 조심스레 숨어버린다.

조금 먼 거리를 이동하는 날 아침, 며칠간 마치 봄기운이 만연한듯한 따스했던 날씨가 급작스레 한파로 바뀌고 말았다. 일기예보에서 '눈'이라는 글자를 마주하신 어머니는 언니와 여동생에게 혹시 모르니 체인을 챙기라며 당부의 말씀을 전하신다.

출발 당시에는 잔뜩 흐린 하늘과 거센 바람에 몸을 잔뜩 움츠렸지만, 도착 후 작은 웃음이 새어나온다. 날이 춥긴 하지만, 나쁘지는 않다. '처음' 모두가 모이는 날을 기념하듯, 군데군데 파란 하늘이 마중을 나와 있다.

by.연하일휘

깔끔한 펜션의 외관이 시작 전의 작은 즐거움을 먼저 선사한다. 이미 숙소 정보를 검색하며 훑어보기는 했지만, 실제로 보며 느끼는 설렘은 그 느낌이 다르다. 차에 실은 짐들을 옮기느라 바쁜 와중, 울퉁불퉁한 계단을 오르려던 아버지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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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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