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클라이밍을 시작했다. 지금껏 요가나 수영과 같은 운동을 해왔지만, 더 늙기(?) 전에, 아니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수강생 여자 중에 내 나이가 가장 많았다. 충격이었다. 2~30대의 젊은 피들 사이에서 어깨가 움츠러들고 의기소침해졌다. 그나마 남자 회원 중 나보다 두 살 많은 분이 계셔서 작은 위안이 되었다.
클라이밍은 몸이 가벼운 사람이 유리하고, 악력만 있으면 되는 운동이라 생각했지만 큰 오산이었다. 신체의 모든 근육을 쓰는 전신 운동이었다. 운동신경이 없고, 백 미터 달리기 기록이 20초였던 내가 체력장에서 유일하게 자신 있는 종목은 철봉 오래 매달리기였다. ‘됐어! 인제 그만 버티고 내려와!’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야 내려왔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런 기억이 만들어낸 근거 없는 자신감 덕분에 시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낯선 장비들과 용어는 하나같이 어렵고 적응이 쉽지 않았다. 안전과 직결된 로프 매듭을 배우는데도 쉽사리 이해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