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甲乙)’, 그보다 못한 ‘병정(丙丁)’의 세상
어느 분야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갑’은 힘을 가진 자이고, ‘을’은 힘을 가지지 못한 자로 혹은 ‘갑’은 주류이고 ‘을’은 비주류라고 보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분야,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갑과 을’의 형태는 조금씩 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주류는 비주류보다 숫자가 많은 다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숫자가 적은 쪽이 주류가 되고 갑이 될 수도 있다. 이는 비록 숫자는 적어도 상대적으로 힘이 세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 변화된 ‘갑과 을’의 관계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어느 곳에서는 갑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라도 또 다른 곳에서는 을이 될 수도 있다. 또 그보다 못한 ‘병정(丙丁)’이 되는 수도 있다. 지금도 우리 모두는 ‘갑과 을’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똑같은 상황을 두고 ‘갑’이 되기도 하고, ‘을’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