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떠나기 전까지 매일 아침 새소리를 들으며 깨어났다. 참새, 멧새, 박새, 제비, 휘파람새, 멧비둘기, 까치, 물까치, 어치, 까마귀, 붉은머리오목눈이, 소쩍새, 꿩, 딱따구리, 굴뚝새, 딱새, 물총새 같은 새들이 나를 깨웠다. 철 따라 꾀꼬리, 뻐꾸기, 개개비, 후투티, 뜸부기, 떼까마귀가 합세했다. 이름을 모르는 새들도 여럿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날개를 다친 소쩍새를 잠시 보살펴 돌려보내기도 했다. 멋진 새였다.
도시로 나와 살면서도 산자락 아래 동네를 찾아다니며 살았던 것은 새소리를 들으며 깨어나고 싶었던 때문이었다. 지금도 아침이면 새소리가 들리지만 전 만큼 새가 많지 않다. 지금 사는 곳에서 발견되는 새들의 종류는 서넛에 불과하다. 철새들을 합해도 10종을 넘지 못한다. 전에 만났던 새들이 사라진 딱 그만큼 마음은 공허하다. 영원한 이별처럼 느껴져서다.
얼마 전부터 아파트에서 실시하는 집안 소독을 거부하고 있다. 변기와 세면대에 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