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은 없어요.
한여름이나 초가을 저녁 즈음이었어요.
엄마와 나는 가볍게 산길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뒤에서 누군가
저녁을 산다고 했습니다.
아, 나는 엄마도 모시고 가야 하는데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했습니다.
내가 뒤에 오는 사람에게 인사하러 간 사이,
엄마는 언덕을 사뿐사뿐 오르고
나는 곧이어 엄마를 따라 올랐습니다. 조금만 가면 엄마를 만나는 게 당연했습니다.
고개를 넘어 보니 엄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분명히 내려갔음직한 길 아래는
많은 사람들이 계곡 물가에 널널하게 앉아서는 휴식을 취하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많은데 큰 소리로 엄마를 부르는 게 쑥스러워서
걸으면서 '엄마~, 엄마아~, 엄마? ...' 불러댔습니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엄마, 엄마~ 엄마... 꿈이었어요.
엄마가 설날 아침 저에게 왔다 가셨습니다.
엄마를 다시 만나지 못해 안타까웠지만, 엄마가 그 널널하고 평화로운 계곡 어딘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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