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6학년 때 일입니다.
담임교사는 좀 이상한 사람이었습니다. 편애도 심했고, 수업보다는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상한 이야기를 해주곤 했지요.
어느날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한글을 부러워한 나머지 흠집을 내려고 한글 창제 방식을 날조했다고요.
세종대왕님이 새 글자를 만들려고 고심하다가 문에 비치는 햇살을 보고 ㄱ, ㄴ, ㄷ, ㄹ을 만들었다 이거죠. 그런데 문창살에는 ㅇ이 없잖아요. 이 ㅇ은 화장실에 가서 힘주다가 문고리를 붙잡고는 아, 이렇게 만들면 되겠구나, 해서 만들어졌다고요.
또는 - 이런 이야기에 이설이 붙는다는 것도 재미있지요 - 사형수 목을 베고 나니 안에 ㅇ 모양이 있어서 만들었다고도 했다. 우리 한글을 모욕주기 위해서 이런 말을 만든 것이다, 라고 매우 화를 내면서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인 한글을 문창살 따위를 보고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열변이 이어졌지요.
아직 어릴 때였던지라, 일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