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성 희극인의 대모, 김윤심(金允心, 1914~?)
“너는 못 생겼으니 더 많이 웃어야 한다.”
일찍이 이 말을 금과옥조로 알고 ‘무대 위의 삶’을 이어갔던 최고의 여성 만담가가 있었다. 노래가 좋고 무대가 좋아 극단 생활을 시작했지만 박색(薄色)에 노래까지 못한다고 구박받다가, 자기도 몰랐던 만담(漫談) 재능을 발견하고 조선 최고의 만담꾼이 된 김윤심(金允心, 1914~?)의 이야기다.
작곡가, 연출가는 물론 극단의 선배들마저 이제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할 때, 그녀는 단 한 번도 ‘무대 위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노래가 안 되면 만담으로, 얼굴이 부족하면 웃음으로, 공연을 못하면 극본을 써서라도 무대 곁에서 평생을 살았다. 그렇게 여성 희극인의 대모(大母)가 됐다. 타고난 박치였지만 무대 향한 열정 넘쳐 김윤심은 황해도 수안(遂安)에서 태어났다. 평양과 개성 사이에 위치한 수안은 예로부터 양질의 금(金)이 많이 나기로 유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