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하고 흰 하루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11/18

 한 시간 동안 빡세게 수영하고 나오니 뱃가죽이 등에 들러붙은 것 같았다. 수영 전에 음식을 먹으면 중간에 생목 오르는 느낌 때문에 아침을 거르거나 간단한 사과 정도로 먹는데, 것 때문인지 수영장을 나오면 허기가 밀려든다. 마침, 신청한 희망 도서가 도착했다고 하여 들뜬 맘으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고수리 산문집 <선명한 사랑>

노란색 바탕에 무심한 듯 그려진 표지 그림이 선명함과는 대비되었지만, 제목에 걸맞은 따뜻함과 포근함이 느껴졌다. 표지에 적힌 작가의 말을 빠르게 훑었다. 얼른 읽어보고 싶어 설렜다.

그래서 오늘도 쓴다.
어제의 배움, 오늘의 할 일, 그리고 내일의 다짐.
선명하게 사랑하기. 내가 받은 사랑들이 가르쳐주었다.
사람을 사랑하라고. 사람을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
그늘진 자리마다 잠시나마 비치는 조그마한 볕,
그렇게 보살피는 품. 나를 살게 한 따뜻한 기운.
나는 이제 그런 게 사랑이란 걸 선명히 안다.
-작가의 말 중에서


도서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할까요? ⓒ콩사탕나무


도서관 카페에는 할머니 알바생이 당번인 듯하다. 다리가 불편한 청년, 싹싹한 여학생, 그리고 또 한 분의 할머니 이렇게 네 분이 돌아가며 각자의 시간을 지키는 것 같다.

커피 한 잔과 토스트를 주문했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먼저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얼음 두 개?!‘라고 외치는 어르신에게 친근함을 느낀다. 별것 아닌 것을 기억하고 배려해 주는 것, 말 한마디에 전달되는 다정함은 의외로 별것이 된다.

  “커피랑 토스트, 이렇게 먹으면 너무 맛있겠다! 맛있게 먹어요.”


등가죽에 들러붙은 배를 살살 달래며 토스트 한 입을 베어 물었다. 책을 반납하러 왔다는 지인을 만났다. 예전에 책놀이 강사 수업을 함께 받던 분이다. 나이가 나보다 꽤 많은데 지금은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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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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