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쓸까?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11/15
한밤중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것은 며칠 되었다. 산만하게 널린 토분 받침대에 고인 물은 살얼음이 꼈다. 미처 실내로 들여놓지 않은 화분의 식물들이 얼어 죽어버렸다. 생명이 넘치던 초록과 연두색 잎이 축 처져 시커멓게 변했다.

요 며칠 바깥에 나가면 손, 발이 시려 몸을 움직이기 싫었다. 마당 정리를 미루고 미루었더니 결국 사달이 나버렸다. 내 게으름 때문에 죽어버린 식물들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좁은 실내에 어차피 들여놓지 못했을 것이라 합리화한다. 누렇게 변한 잔디는 이른 아침 서리가 내려 반짝반짝 빛난다. 신비함을 자아내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서슬 퍼런 추위에 몸을 부르르 떨며 집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식구들이 깨기 전 따뜻한 차 한잔을 마셨다. 모두 달콤한 새벽잠에 빠져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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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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