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례식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09/02
어느 장례식
   
 골목 어귀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다 보면 조등이 걸린 집이 있었다. 어릴 적 뛰놀던 골목이기도 했겠고 방학이면 가끔 찾아오던 곳이기도 했겠지. 이제 그런 조등이 맞아주는 장례식장은 없다. 천막이 쳐진 마당에 두런두런 앉아 낯익은 얼굴들도 있고 낯선 사람들도 있는, 지짐이 뒤집히는 기름 냄새와 막걸리 짠내가 진동하는 슬픔이 버무려진 상갓집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형제간에 고성이 오가고 묵은 감정들이 망자 앞에서 터져 나오기도 하는 살아 온 세월만큼 삶이 농축된 비빔밥 같은 장례식 말이다. 어느 병원 장례식장인지를 먼저 묻는 일이 익숙한 지는 꽤 된 일이다. 몇 호인지를 확인하고 호실을 찾아가는 일도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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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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