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끝자락에서 남기는 사소한 고민.

화
· 봄의 정원으로 오라.
2021/11/22
어느 여름날 하굣길에 만난.

며칠 새에 바람이 매서워졌습니다. 이젠 살을 에는 냉기와 바람, 그리고 빗줄기나 눈이 땅을 적시는 완연한 겨울이 찾아온 듯합니다. 오늘 잠시 외출을 해보니, 두터운 옷을 껴입은 사람들로 즐비하더랍니다.

나흘 전 즈음일까요. 저는 10대의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첫 발자국이 될 시험을 치르고 왔습니다. 수능이라고 불리는 것이요. 수능 한파라고 내려오던 말들이 올해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올해의 11월 18일은 무척이나 쾌청했거든요. 냉하기는 하였으나 이가 딱딱 부딪힐 정도로 추운 것도 아니었고요. 적당한 추위가 오히려 정신을 깨워주는 듯했습니다. 수험장인 학교에 도착하여 교문을 지나 발을 내딛는 순간. 부모님,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의 응원 소리가 무척 크게 들렸습니다. 겨울 아침의 적당한 냉기가 두 눈을 시리게 만들고, 코를 찡하게 만들고. 든든한 응원의 말들은 벌써부터 저를 울릴 것만 같았습니다. 멀어지는 소리를 뒤로 하고 수험장으로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자꾸 눈물이 새어 나왔습니다. 아직 시험은 치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지난 3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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