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언플러그(Unpl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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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머뭇거림, 꽃지도를 그려봅시다

윤신영
윤신영 인증된 계정 · alookso 에디터
2023/03/13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3월 25일, 카카 얼룩커는 얼룩소에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아래). 강원 동해 천곡동 초록봉 528고지 300m 지점에서 찍은 진달래 사진이었습니다. 처음엔 평범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설명을 읽어보니 달랐습니다. 카카 얼룩커가 담담히 기록한 문장을 직접 인용해 봅니다.

“3월 5일 동해안 산불로 강릉 옥계에서 시작 초록봉을 거쳐 정선 백봉령까지 불이 번졌다. 일주일 뒤 비가 와서 완전 진화가 되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스쳐 지나간 일부가 타지 않고 그 와중에 진달래와 생강꽃이 예쁘게 피었다.”

전국이 기록적인 가뭄으로 타들어 가던 2022년 초, 강원도에는 심한 산불이 났습니다. 그러나 폐허가 된 산에도 머뭇머뭇 봄은 왔고, 그 순간을 카카 얼룩커는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덕분에 감동적인 봄의 걸음걸이를 모두와 나눌 수 있었습니다.
카카 얼룩커가 지난 봄 올린 사진. 산불의 폐허를 뚫고 진달래가 피었다(https://alook.so/posts/rDtvL09).

봄 꽃 시민과학 프로젝트 🌸alook꽃

지난 봄, 여러 얼룩커와 함께 한 봄 꽃지도 작성 프로젝트 ‘alook꽃’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alook꽃은 전문가와 얼룩커가 함께 한반도의 봄꽃을 관찰하면서 기후변화 양상을 체험하고,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도 공유하는 시민과학 프로젝트입니다. 지난해 첫 프로젝트를 진행해 2022년 꽃지도를 그렸고, 결과 분석 기사도 발행했습니다.


식물의 꽃이 피고 지며 잎이 변화하는 모든 과정은 기후 연구의 중요한 소재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의 힘만으로는 전국 데이터를 모으기 어렵습니다. 이 때 시민의 참여가 큰 도움이 됩니다.

대표적인 시민과학 프로젝트인 미국 생물기후학네트워크(USA-NPN)의 경우, 매년 수천 명의 시민과 전문가, 학생이 참여해 지금까지 2000만 건 이상의 개엽 및 개화, 단풍 데이터를 축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매년 지역 별 기후변화 양상을 비교하고 식물 병충해 유행을 예측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스위스에서 2012년 설립된 ‘패노넷(PhaenoNet)’ 등 몇 개의 시민과학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USA-NPN의 3월 6일 기록을 보면, 봄꽃은 남서부 캘리포니아에는 평년보다 6일 늦게, 노스캐롤라이나에는 22일 빠르게 도착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누적된 꽃 개화 데이터가 확보돼 있어 이런 추적이 가능했습니다. USA-NPN


🌸alook꽃을 지난해에 이어 진행합니다.


1.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꽃이 한창일 봄, 약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운영할 시민과학 프로젝트입니다. 전국의 개화 정보를 사진과 함께 수집해 봄이 얼마나 빠른 또는 느린 걸음걸이로 찾아왔는지 확인합니다. 

2. 예쁜 꽃 사진을 자랑해 주세요, 몇몇 정보와 함께

참여 방법은 간단합니다. 
한 분이 여러 번 참여해도 좋고, 한 꽃의 변화를 여러 차례에 걸쳐 기록해 주셔도 좋습니다. 꽃이 핀 정도, 촬영 장소 등은 다양할수록 좋으니 많이 참여해 주세요.

3. 올려준 사진과 정보로 뭘 하나요?

한반도 기후변화의 실제 변화 양상을 알아보는 데 활용합니다. ①분석 내용은 꽃지도로 매일 업데이트되며 ②프로젝트 마감 뒤인 4월 중순, 전국 개화 양상을 분석하는 기사로 소개됩니다. ③또, 전문가가 한반도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데 기초 데이터로도 활용됩니다.

4. 왜 얼룩커가 참여하나요?

식물의 계절 변화를 관측해 기후와의 관계를 분석하는 학문을 생물기후학(phenology)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산림청과 서울대 등이 일부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모든 지역을 다룰 수는 없습니다. 얼룩커 여러분이 공유한 집단지성 데이터는 기존 데이터를 보완해 기후와 식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살고 있는 고장에 연중 한 차례 찾아오는 기쁨의 봄꽃🌸 축제를 모두와 나누는 즐거움입니다. 봄꽃은 이 땅을 여름에게 주고 물러나기 싫은 봄이 머뭇거리며 남긴 흔적입니다. 그 머뭇거림을 아낌없이 느끼고 나눠봅시다.


전국 곳곳 얼룩커 여러분의 즐거운 참여를 기다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 답글(이어지는 글)에는 꽃 사진과 함께 아래 정보를 꼭 담아 주세요. 아래 질문들을 복사한 뒤 답으로 채워 넣어주시면 좋습니다. 개인정보는 수집되지 않으며, 공유하신 정보는 기사 작성 및 연구 외의 목적에 사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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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촬영 날짜와 시간을 알려 주세요.
   
→ ex. 3월 12일 17시
2. 사진을 찍은 장소는 어디인가요?
   
→ ①주거시설 근처(아파트, 빌라 등) ②인공시설 근처(건물, 도로) ③산지 ④공원 ⑤기타
3. 구체적인 촬영 장소(동까지)를 알려주세요.
   
→ ex.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4. 나무에 꽃이 대략 얼마나(개화상태) 피었나요?
   
→  ①나무의 10% 미만 ②20~30% ③반 정도 ④반 이상 ⑤기타
5. 관측 시 특이사항이 있었나요?
   
→ ex. 태풍, 집중호우 등 특이 기상 요소
 
*복사하실 때 이 아래 부분까지 복사해서 넣어 주세요. 글자수 제한을 넘기기 위해서입니다:
보내 주신 데이터로 만든 꽃지도는 에디터가 수시로 업데이트합니다. 이곳(https://felt.com/map/alookggoc-2023-NymyU6KwQ6S9BnYFxT8qrTC?lat=35.197261&lon=129.593271&zoom=6.56)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분석 지도는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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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에서 기자상을 수상한 과학전문기자입니다. 과학잡지·일간지의 과학담당과 편집장을 거쳤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인류의 기원(공저)' 등을 썼고 '스마트 브레비티' '화석맨' '왜 맛있을까' '사소한 것들의 과학' '빌트' 등을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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