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아래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내 삶을 나답게 살고 싶은
2024/04/05

 
 글을 쓰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났다. 머릿속을 채우고 손가락 끝에서 꼼지락 거리다 옮기지 못한 이야기들은 빠르게 허공으로 흩어졌다. 일터엔 여러 가지 이벤트가 있었고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잃어버린 자존감을 찾겠다며 자신만만하게 경단녀 탈출을 선언한 것이 엊그제 같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실낱같은 자존감마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다. 인생이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 했던 찰리 채플린의 말이 어쩜 그리 딱 맞을까.

 지난주 금요일은 팀에서 가장 많은 일을 맡았던 직원 한 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번 주 내내 업무분장을 하고 대행자에게 인계하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이제 겨우 업무 파악을 한 애매한 포지션의 내게도 일부가 주어졌다.

 세 번의 월급을 받았고 하드코어의 계약직 생활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나의 시간이 어찌 흐르든 앙상한 가지 끝에는 꽃이 피고 겨울을 참았던 초록의 생명들은 땅을 뚫고 올라왔다.

 당장 자리를 박차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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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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