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길냥이의 삶 그리고 여성의 삶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03/12
삼 년 전부터 마당에 찾아오는 길냥이가 있다. 아기 때부터였는데, 엄마와 나란히 찾아와 주는 밥을 먹고 낮잠을 자다 가곤 했다. 독립을 하고부터는 엄마는 잘 오지 않고 아기 냥이만 찾아온다. 아기라 하기에 이미 몸이 다 커버린 삼색이 고양이. 수줍음이 많지만 밥 때가 되면 무심한듯 마당으로 찾아오는 녀석. 녀석의 이름을 붙여주었다. 반반이. 이마 위로 선명하게 반으로 나뉘어진 색깔 때문에 그렇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반반이는 날이 갈수록 이름처럼 반반해져갔다.

반반이는 지난 삼 년동안 여섯 차례쯤 임신과 출산을 반복했다. 수컷들과 어울려 다닌다 싶다가도 다시 혼자가 되면 어김없이 마당으로 돌아왔다. 평소 없던 식탐을 보이기 시작하면 곧 배가 불러왔다. 제법 불렀다 싶으면 며칠간 보이지 않았다. 어딘가에서 출산을 하나, 기다리다 보면 잔뜩 헬쓱해진 모습으로 찾아왔다. 밥을 건네면 조금 먹다가도 이내 지친다는 듯 잠을 자기 일쑤였다. 출산과 육아에 잔뜩 지쳐 있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쉬다가 다시 새끼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어딘가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렇게 한 달 남짓 시간이 흐르면 반반이는 다시 마당에서 살다시피 한다. 아마 아기들을 독립시켰겠지. 우리 동네에는 반반이의 새끼로 추정되는 몇몇 길냥이들이 있다.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된 반반이는 출산 후 초췌한 모습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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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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