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친구

빅맥쎄트
빅맥쎄트 ·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먹은만큼 행복하다
2022/11/17
요즘은 예전과 다르지만, 내가 초등학생 때 까지만 해도 조건없이 친구를 사귀었던 것 같다. 함께 수업을 듣고, 같은 동네에 살면서 방과 후에 함께 공놀이를 하던 친구들. 몇 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아버지 차의 브랜드가 무엇인지 중요하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아무 생각 없이 뛰어 놀고, 다투기도 하며, 같이 시간을 보냈다. 

나이를 먹어가며 중학교, 고등학교를 갈 때 쯤이면 친구들의 수는 늘어나지만 관계의 폭은 오히려 좁아진다. 비슷한 성적 분포를 형성하는 친구들, 취미가 유사한 친구들, 좀 노는 친구들, 혼자 노는걸 좋아하는 친구들. 공부를 하고 학원을 가며 시간의 통제를 많이 받으면 온전한 내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공통 분모를 가진 친구들끼리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취업을 하는 순간 사실상 '자연스러운 새로운 인간관계' 는 종료된다. 철저하게 업무적이고 사무적인 관계가 형성된다. 간혹 끈끈하고 화기애애해 보이는 사무실도 있지만 그 모습이 유지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30대 정도의 나이가 되면 각자 나름의 사람에 대한 기준이 생기게 된다. 상처를 많이 받게 되면서 적당한 거리두기의 노하우가 생기게 되고, 상대방의 가시돋힌 말에도 좌절하지 않는 '마음의 굳은살' 도 박히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관계 유지를 지속하기 위해,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는 각자의 포지션을 점점 익히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살다 보면 예외 상황이라는 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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