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게뭉게'는 어떻게 생겨난 말일까

노영식 · 석기시대 언어학자
2023/09/30
'뭉게뭉게'라는 말은 '구름'이나 '연기'와 함께 쓰이는 의태어다.
뭉게뭉게
품사 「부사」
「001」 연기나 구름 따위가 크게 둥근 모양을 이루면서 잇따라 나오는 모양.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감돌다.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다.
산등성 머리 위에는 뭉게뭉게 눈같이 흰 구름이 눈이 부시게 피어올라 올 뿐이다.≪나도향, 환희≫
《우리말샘》(2016)
https://opendict.korean.go.kr/dictionary/view?sense_no=478867&viewType=confirm

'뭉게뭉게'란 말이 연기나 구름과 함께 쓰인 예를 최근 《얼룩소》에서 열 군데 찾아 보았다. (문장은 저작권 보호로 인용하지 않는다.) 
1. 짱구의 여름방학(ID 주디)
https://alook.so/posts/dztYL82

2. 한국인 금지구역, 좌충우돌 티벳 입성기(ID 조혜연)
https://alook.so/posts/54t4bb0

3. 나에게  쓰는 편지(ID life41)
https://alook.so/posts/G1t9avZ

6. 구름이랑 함께 한 만보(ID 나철여)
https://alook.so/posts/o7t0xGD

7. 완벽함이란?(ID 부자줄스)
https://alook.so/posts/vKt6GRO

8. 코스모스(ID 채워지는 일상)
https://alook.so/posts/M9tbdR6

9. 내 마음 같은 하늘이여...(ID Liam Young)
https://alook.so/posts/jdt3Vd8

10. 여름에는 "방역 신청"!!(ID 연하일휘)
https://alook.so/posts/6Mte1GL

《한국어의 의성어와 의태어》(채 완, 2003)에서와 달리 '뭉게'의 의미에 대해서 천착한 연구는 1993년 당시 국어학계 중진 심재기 교수(서울대 국어국문학과)가 다루었다.
심재기(1993), 고려시대 언어·문자에 관한 연구, ≪인문논총≫ 29, 서울대 인문과학연구소, 25~42. 최영선(2015) 재인용.
심재기(1993: 30)는 《계림유사》(1103)의 '霧曰蒙'을 다루면서 '뭉게구름'의 '뭉게'를 '뭉-'과 접미사 '-게'의 결합으로  보았다. 의태어  '뭉게'의 어휘사적 연구로 값진 연구다.
최영선(2015: 47)은 《계림유사》의 음운론적 연구 박사학위 논문에서 심재기(1993: 30)를 '뭉게뭉게'의 '뭉'-은 '몽蒙'의 화석형이라고 논의하였다고 밝혔다.

 '뭉게'의 어휘사적 연구로는 심재기(1993: 30) 외는 드물다.  '뭉게'의 연구가 얼마나 난해한지 알 수 있다. 심재기 교수(1993: 30)가 선편先鞭을 댄 '뭉게'의 어휘사적 연구를 재밌게 보면서도 안절부절해 왔다. 이제 와서야 심재기 교수(1993: 30)의 안목에 동참한다.

'뭉게' 어휘사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뽑고 음미를 해보았다.
1. 757년(신라 경덕왕 16년). [구름] '운雲'과 '모母 mu' 대응 지명 자료로 [구름] '운雲'을 '모母 mu'로 표기했다. 
운봉현(雲峰縣)은 본래 모산현(母山縣)(혹은 아영성(阿英城)이라고 이르고 혹은 아모성(阿莫城)이라고 이른다.)인데 경덕왕(景德王)이 이름을 고쳤다.
《삼국사기》 권34.
음미: [구름] '운雲'을 '모母 mu'라고 한 것을 알 수 있다. 운봉은 가야 유물이 출토되는 곳이다.

2. 일본어에서 연기나 구름이 뭉게뭉게 생기는 모양을 'mukumuku', 'mokumoku'라고 한다.
음미: [구름] '운雲'을 가리키는 '모母 mu'가  'mukumuku', 'mokumoku'에 언어화석으로 박혀 있다. 

3. 《계림유사》(1103)의 '霧曰蒙'.
음미: 한자어 '운무雲霧'나 '연무煙霧' 용례에 '霧'가 보이고  '蒙' /muoŋ/(최영선, 2015: 46) 은   《계림유사》(1103) 손목 기록이 고려 시대 '몬mun' 발음이 '몽mung'에 가까웠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고구려어 '加'[王]과 신라어 '干'[王]의 어말음 -n 차이로   '모母 mu'[雲]과 '몬 mun'[雲](> 蒙 /muoŋ/(최영선, 2015: 46) 어말음 차이를 생각할 수 있다. 
일본 기상관측에서는 시계 1km 미만은 kiri[霧], 시계 1km 이상은 moya[靄]로 구별한다. 

4. 1880년. 《한불자전》에 '뭉게뭉게'가 실렸다. 
뭉게뭉게 나다 ≪1880 한불 255≫
《우리말샘》(2016)
https://opendict.korean.go.kr/dictionary/view?sense_no=478867&viewType=confirm
음미: 뭉게뭉게 < *문게문게 <*문[雲]-기(氣)-*문[雲]-기(氣).  
고구려어 '加'[王]과 신라어 '干'[王]의 어말음 -n 차이로   '모母 mu'[雲]과 '몬 mun'[雲] 어말음 차이를 생각한다.
 
5. 1993년. 심재기 교수가 '뭉게'에 대해서 《계림유사》(1103)의 '霧曰蒙'를 중심으로 어휘사적 연구를 했다. 뭉게 = 뭉- + -게(접미사)
 "霧曰蒙"의 경우도 현대어에서 "蒙(몽)"의 化石形을 찾아낼 수 있다. "뭉게구름"에서 "뭉-"이 바로 그것이다. 이  "뭉게"가 "안개" "번개" "능개비" 등의 낱말과 나란히 "개/-게"라는 접미사를 거느렸다고 볼 수만 있다면 "뭉게"의 "뭉-"은 ""霧曰蒙"의 바로 그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심재기(1993: 30), 고려시대 언어·문자에 관한 연구, ≪인문논총≫ 29, 서울대 인문과학연구소, 25~42.) 
음미:   '뭉게'를 어휘사적으로 접근한 획기적이고 귀한 연구다. 이 연구의 선편 덕분에 눈을 떴다. 단어 결합을 보는 나의 시각은 4번에 밝혀 놓았다. 

6. 2015년. 최영선(2015: 47)은   이진호 교수 지도  박사학위 논문(《계림유사》의 음운론적 연구)에서  심재기(1993: 30)가 '뭉게뭉게'의 '뭉'-은  {《계림유사》(1103) "霧曰蒙"]  '몽蒙'의 화석형이라고 논의하였다고 밝혔다. 
음미:  최영선(2015: 47) 연구가 징검다리가 되어  심재기(1993: 30) 연구에 손쉽게 이르렀다.

'운집雲集'과 '모이다'(< 모히다)는 757년 지명  "운봉현(雲峰縣)은 본래 모산현(母山縣)"을 음미하게 한다. 
모이다
《우리말샘》(2016)
https://opendict.korean.go.kr/dictionary/view?sense_no=30619&viewType=confirm
 '[연기가] 모락모락 나다'도 757년 지명  "운봉현(雲峰縣)은 본래 모산현(母山縣)"을 음미하게 한다. 
모락모락
 《우리말샘》(2016)
https://opendict.korean.go.kr/dictionary/view?sense_no=482208&viewType=con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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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년 전 구대륙 인류의 신대륙 확산 이후 단절된 언어 비교로 석기 시대의 언어를 발굴한다. 특히 남미 안데스 산중 티티카카 호반의 언어와 아시아 언어를 비교한다. 각 언어 전문가 논저와 DB를 이용해 신뢰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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