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국보 274호의 비밀 - 별황자총통 발굴 조작 사건(1992)
2023/01/26
“한산도 문어포 인근 해역에서 18일 09시 수심 10m 지점에서, 포신이 45도 기울어져 묻혀 있는 총통을 발견하였습니다.”
1992년 8월 18일. 해군은 경남 통영 한산도 앞 바다에서 귀중한 유물 한 점을 발굴했다고 특별 발표를 한다.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에 장착됐던 것으로 보이는 화포 ‘별황자총통(別黃字銃筒)’을 인양했다는 소식이었다. 방송을 통해 이 뉴스가 보도되자 단박에 큰 화제가 됐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이야기로만 전해지고 실물은 존재치 않아, 증명과 재현에 어려움을 겪던 거북선의 비밀을 풀어낼 중요한 단서를 찾았다며 기뻐했다.
“一射敵船 必水葬(일사적선 필수장...
완전히 영화네요. 영화. 이런 일이 있었군요.
회사 상사로부터 "의도가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 딴에는 상대에게 선의를 행한다는 의도로 편의를 봐주고자 함이었는데 이를 파악한 상사가 제 행동에 조언과 함께 지적을 하면서 해주었던 말이었습니다.
총통 발굴 조작에 앞장섰던 이들도 처음부터 조작을 의도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실적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400주년 기념에 맞추기 위해 조작을 계획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의 행위가 훗날 스스로 밝혔듯 정당한 의도를 통해 행해졌다고 하는 인지부조화로 남겨진 현실이 참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 가운데 발생한 결과물이라도, 모두가 기뻐하고 축하할 만한 일이더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딴지의 목적이 아닌 정당한 비판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갑니다.
@눈속의사과 후지무라 신이치 사건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이어서 오히려 많이들 알고 계시네요. 별황자총통 발굴 조작 사건도 벌써 30년 가까이 된 일이지요. 어린 시절이었다면 이런 소식 눈과 귀에 안 들어 왔을 수도 있어요. 저도 훗날 알게 된 사안입니다. 정의로운 결과에 공정한 과정이라는 말씀 참 좋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일본의 후지무라 신이치 케이스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기술하신 우리나라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물론 매체를 통해 알지 못했겠지만 자랑스럽지 않은 국내 사건에 대해 무의식적 외면을 하려는 또 하나의 민족주의적인 사고가 작용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정의로운 결과에 반드시 공정한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말이 새삼 생각납니다.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연하일휘. 다른 나라는 그리 해왔는데 우리만 무결했던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만 유난히 부정한 사건이 많은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거짓으로 범벅된 욕망과 비뚤어진 성과주의는 어디에나 있고 누구든 품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각 나라와 민족의 사정에 따라 그 형태나 방식은 다르지만, 처참하게 파국을 맞는 결말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본의 후지무라 신이치 유물 조작 사건은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건이었습니다. 역사왜곡만으로는 부족해서, 이제는 유물까지 조작하는건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역사라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우리 민족을 보여주는 것인데. '조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다니. 다른 나라의 역사왜곡을 욕할 수만 있는 상황은 아니었네요. 부끄럽다/자랑스럽다의 이분법적 사고만으로 바라볼 것이 아닌, 역사 그 자체를 바라보아야하지 않나..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재나무. 저들은 저희가 저지르는 일들을 모르나이다. 이 말에 딱 들어맞는게 ~주의에 빠질 때 나타나죠. 일사분란하게 한 가지 ~주의만 따라야 할 때가 사회적으로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참 웃지 못 할 일이군요. 어떤어떤 주의들은 이런 일들을 저지르는데 서슴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박 스테파노. 성과를 요구하는 일이 과정이 올바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아닌데 그걸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사적 사건들이 오늘의 현실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스테파노 님의 공정과 상식에 대한 평소 말씀도 귀감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캘리뽀냐. 네. 설마하던 일이 진짜로 일어났죠. 그렇게 터무니없게 조작하고도 발각되지 않을거라 생각한 게 코미디죠. 기회를 놓치고 넘어갔다면 여전히 우리는 가짜 국보를 진짜처럼 알고 지냈을 지도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상상의 나래와 현실 코미디. 잘 읽었습니다.
참 웃지 못 할 일이군요. 어떤어떤 주의들은 이런 일들을 저지르는데 서슴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환단고기 부터 황우석 박사 까지. 한 시대만의 사건은 아니었던 듯 합니다. "결과로 보여 달라"는 이야기의 함의는 "그 과정이 온전하다고 가정할 때"라는 전제 조건이 항상 있다는 것을 잊기 마련입니다.
최근 추신수 씨 발언으로 논란이 된 학폭 가해자 안우진의 대표 선발 공방도 비슷한 맥락이 숨어 있는 듯 합니다. "야구만 잘하면 된다"라는 전제가 생략된 "성과주의"와 "국제대회에서 일본보다 나은 투수가 필요해"라는 일종의 "민족우월주의"가 교묘히 결합되어 '공정'과 '상식'은 부차적인 것이 되고 마는 일이지요.
미국회사의 "성과 중심"은 흔히 "number driven"이라고 "숫자로 이야기하라"라고 대표됩니다. 다만 이 것에는 무서운 조건이 있었습니다. "과정은 네가 책임지는 것"이 숨어 있었습니다. 예측 이상의 성과 뒤에는 늘 가혹한 감사가 뒤따르고 100원 한장 잘 못 사용된 경우 "integrity issue"로 파면까지 이르게 되니까요.
제일 말단의 "성과"만 가져 오게 되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것, 이번 글로 다시 느끼게 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박 스테파노. 성과를 요구하는 일이 과정이 올바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아닌데 그걸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사적 사건들이 오늘의 현실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스테파노 님의 공정과 상식에 대한 평소 말씀도 귀감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캘리뽀냐. 네. 설마하던 일이 진짜로 일어났죠. 그렇게 터무니없게 조작하고도 발각되지 않을거라 생각한 게 코미디죠. 기회를 놓치고 넘어갔다면 여전히 우리는 가짜 국보를 진짜처럼 알고 지냈을 지도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상상의 나래와 현실 코미디.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일본의 후지무라 신이치 케이스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기술하신 우리나라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물론 매체를 통해 알지 못했겠지만 자랑스럽지 않은 국내 사건에 대해 무의식적 외면을 하려는 또 하나의 민족주의적인 사고가 작용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정의로운 결과에 반드시 공정한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말이 새삼 생각납니다.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연하일휘. 다른 나라는 그리 해왔는데 우리만 무결했던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만 유난히 부정한 사건이 많은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거짓으로 범벅된 욕망과 비뚤어진 성과주의는 어디에나 있고 누구든 품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각 나라와 민족의 사정에 따라 그 형태나 방식은 다르지만, 처참하게 파국을 맞는 결말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본의 후지무라 신이치 유물 조작 사건은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건이었습니다. 역사왜곡만으로는 부족해서, 이제는 유물까지 조작하는건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역사라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우리 민족을 보여주는 것인데. '조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다니. 다른 나라의 역사왜곡을 욕할 수만 있는 상황은 아니었네요. 부끄럽다/자랑스럽다의 이분법적 사고만으로 바라볼 것이 아닌, 역사 그 자체를 바라보아야하지 않나..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재나무. 저들은 저희가 저지르는 일들을 모르나이다. 이 말에 딱 들어맞는게 ~주의에 빠질 때 나타나죠. 일사분란하게 한 가지 ~주의만 따라야 할 때가 사회적으로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완전히 영화네요. 영화. 이런 일이 있었군요.
회사 상사로부터 "의도가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 딴에는 상대에게 선의를 행한다는 의도로 편의를 봐주고자 함이었는데 이를 파악한 상사가 제 행동에 조언과 함께 지적을 하면서 해주었던 말이었습니다.
총통 발굴 조작에 앞장섰던 이들도 처음부터 조작을 의도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실적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400주년 기념에 맞추기 위해 조작을 계획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의 행위가 훗날 스스로 밝혔듯 정당한 의도를 통해 행해졌다고 하는 인지부조화로 남겨진 현실이 참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 가운데 발생한 결과물이라도, 모두가 기뻐하고 축하할 만한 일이더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딴지의 목적이 아닌 정당한 비판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