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합니다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4/01/01
얼룩소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는 날들을 보내고 있었어요. 원고를 마감하고 급격히 다운돼 있었거든요. 글 하나당 서른 번은 넘게 봤을까요. 보고 또 보고 고치고 또 고치다 보니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떠들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했던 말을 또 하는 것만 같고, 표현도 다 같게만 느껴지고. 결국 편집자의 손에 넘기고 나서도 좌불안석이었어요. 책으로 낼 가치가 없다는 이야기라도 들으면 어쩌지. 

때마침 일 년동안 치러온 학교일을 마감하면서도 여러 관계가 얽히고설키면서 마음이 불편한 날들이 이어졌어요. 자존감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죠. 그동안 홀로 글을 써오며 간신히 치켜세운 자존감이 이렇게 쉽게 다시 바닥을 치다니. 글로 치유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해온 지난 날이 모두 거짓처럼 여겨졌어요. 스스로가 증명하고 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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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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