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아침 詩食會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9/02
pinterest


몽타주가 된다는 것 
   
   
이수명
   

지금 여기에 가장 가까운 심급에 도착하지 못하는 번개를 위하여 나는 번개를 버틴다.
번개를 뒤집어쓰고 어둠의 일부인 채 어둠과 단절하면서 어둠을 밝히지 않는다. 나는
머뭇거린다. 머뭇거려야 한다. 누가 돌출되는가를 누구를 지나 흘러가는 무늬인가를
   
그곳에서 나는 내 그림자와 일치하는 실물인가를
그곳에서 나는 내 그림자와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넓은 혀로 세계를 통분하고 있는
가를
   
입에서 지루한 탄약이 쏟아진다. 꿈처럼 호흡은 짧게 끊어져 밟힌다. 한 사건이 벌어
지는 심급에서부터 결코 나타나지 않는 장면의 심급에 이르기까지 나는 지금 형상을
만들지 못하는 몽타주이다....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언제나 겨울이었어
2.5K
팔로워 794
팔로잉 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