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이 해외여행 처음이지? - 튀르키예 여행 스케치 1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5/09

대전에서 인천국제공항이스탄불항공
   
4월26일, 수요일 새벽 5시에 길을 나섰다. 남편은 검은색 캐리어, 나는 주황빛 작은 캐리어를 끌고 전대 같은 크로스백을 맸다. 작은 배낭도 하나씩 등에 걸렸다. 야반도주라 해도 다르지 않을 모습이다. 새벽에 그것도 공항버스 리무진을 타러가는 길은 처음이다. 제대로 가는지 염려가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먼 길 떠나는 엄마와 아빠를 보는 아이들 표정이 사뭇 걱정으로 가득하다. 어느새 우리는 늙고 나약해져서 장성한 아이들이 길 떠나는 부모를 걱정한다.


다행히 넉넉한 시간에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우리가 내린 것을 확인한 뒤 아들은 안심한 듯 차를 몰로 떠난다. 차는 멀어지고 남편과 둘이 남았다. 이젠 어쩔 수 없는 여행길에 들어섰다.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할 순간이 오는 것처럼, 이별도 이처럼 때가 되면 떠나고야 말겠지.


정류장엔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삼삼오오 모인 남녀청년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또래 앞이거나 뒤로 짐작되는 부부들도 보인다. 차가 오자 버스짐칸엔 캐리어들이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동트기 전의 뿌연 공기를 가르고 공항버스가 달렸다.


인천국제공항 - ©살구꽃




거기 지진 났다는데 괜찮나?
튀르키예 패키지여행 8박10일 일정이 결정되고, 대뜸 묻던 말이다. 더구나 나는 이슬람문화가 왠지 무서웠다. 언뜻 뉴스에서 본 인질극에 검은 두건을 쓴 사람들이 총을 들고 있는 걸 본 기억이 있어서다. 여행 전, 책자를 보고 대강의 역사를 짐작해보긴 했다. 튀르키예라는 이름도 작년 6월경에 바뀐 터키의 새로운 국명이란 걸 알았다. 
 
  
어릴 때, 비잔틴제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만화를 재밌게 읽었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권모술수가 범람하고 왕권을 차지한 사람이 정해지면 나머지 경쟁자들에게 내려지는 건 죽음이었다. 그 살벌한 분위기가 만화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고 그 인상 깊은 흑백의 장면들이 지금도 선명하다. 그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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