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파서블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8/02
지옥에 빠졌다. 지겨움의 지옥.
전시회 도록을 보고 130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를 우체국 용지에 일일이 다 옮겨 쓰란다.  남편이 내게 준 미션이다.
해외에서 전시회가 끝나고 작품을 다시 우리집으로 몽땅 운반해 왔다. 그걸 풀어서 또다시 개별 포장해서 회원들 주소로 부쳐주어야만 한다. 예삿일이 아니다.
그러니 주소 적는 일 정도는 내가 도와 줄 수 밖에 없다고 여겨 군말없이 쓰기는 쓰는데  아주 미칠 지경이다.
눈은 아물아물, 숫자는 자꾸 들여다 보다 보니 3인지 8인지 6인지 헷갈려 반복해 확인해야하고 글씨는 어느새 지렁이 기어가듯 엉망진창으로 흘러가고 있다.
차라리 좌판을 두드리는게 낫지 계속 글씨를 쓰는건 너무 힘들고 속에서 천불이 나고 슬슬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다.
언제부터 이렇게 글씨 쓰는게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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