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내 본능을 깨우는 음식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4/08/07
감자전, 비 올 때 했어야 하는데 타이밍이 지났다. 그래도 해야지 했던 걸 해치우니 개운하다. 감자 10키로 짜리 한 박스를 언제 샀는지 기억도 안 난다. 지난 장마에 수시로 쪄먹었더니 지금은 바닥이 조금씩 드러난다. 

‘하지’가 올 즘에는 언제나 감자 한 박스 들여놔야지 생각한다. 그저 습관이다. 감자를 좋아하기도 해서 그럴 것 같다. 어쩌면 내 태생이 ‘강원도감자바위’일지도. 강원도, 감자... 이렇게 써 보니 불쑥 엄마생각에 목이 멘다.

“아이구, 거 감자 하나 깎아서 시원하게 먹고 싶다.” 

돌아가시기 한 달 전쯤 누워 있던 엄마가 사력을 다해서 했던 말이다. 물을 겨우 넘기고 사경을 헤매던 그 상황에서 생뚱맞게 ‘감자’라니. 혼미한 상태에서 엄마는 어떻게 감자를 생각해낸 걸까. 
   
엄마는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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