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의 행복

똑순이
똑순이 · 익어가고 있는 중년 입니다.
2023/08/14
어제 저녁 9시 30분, 남편이 운동을 끝내고 집에 들어왔는데 손에 검정 비닐봉투가 들려있었다.

" 뭐예요??"

" 자네 좋아하는 호박잎 이네~"

" 와~~진짜요?? 이 시간에 누가 팔고 있던가요?? "

" 저녁 먹고 나가는 길에, 여기 밑에서 할머니 한테 샀네 "

"고마워요 여보, 얼른 데쳐서 내일 먹어야지, 이거 얼마 주고 샀어요??"

" 2000원 주고 샀네 "

" 당신 덕분에 내일은 밥을 먹을 수 있겠어요"

나는 입맛이 없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며 살고 있다. 감기에 걸려도 입맛이 살아있는 내가 요즘 입맛이 통 없다.
어제도 밥이 먹기 싫어서 엄마가 보내준 참외로 끼니를 때우고 냉장고에 들어있는 간식거리로 하루를 보냈다.

호박잎이 있으면 밥을 먹을 수 있을것 같은데 밖에 나가기도 귀찮아서 그냥저냥 하루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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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병으로 조금 특별한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으며, 3명의 손주가 있는 할머니 입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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