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의 다이어리를 시작합니다
그러던 내가 다이어리를 샀다. 물욕이 거의 없는 나도 가끔 물욕에 시달릴 때가 있는데, 연말연초 다이어리를 볼 때가 그렇다. 초반에 좀 쓰다가 멈추게 될까봐, 결국 집안에 쌓여 처치 곤란한 쓰레기가 될까봐, 다이어리에 혹하면서도 실제 구매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다. 그러던 내가 정말 오랜만에 다이어리를 샀다. 이 다이어리를 선택한 건 딱 하나, 기간 때문이었다. 내가 산 다이어리는 십 년짜리다. 2022년에 시작해 2031년에 끝나는, 십 년의 기록을 할 수 있는 5cm 두께의 일기장이다.
십 년의 기록을 한 권에 할 수 있다면, 난 앞으로 몇 권의 다이어리를 더 쓰게 될까. 앞으로 주어진 수명을 다 산다면 아마 서너 권쯤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