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생활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11/19
아, 국화가 너무 예쁘다!

산 어귀의 맨 첫 번째 집. 돌 축대 사이사이에 올망졸망 피어난 노란색, 자주색의 국화를 보며 감탄을 하자 남편이, 이 집 여자가 이렇게 꽃 가꾸는데 취미가 있나 보더라고. 한다.
그 말에 왠지 빈정이 상했다. 이 집 여자는 꽃 가꾸는 취미가 있어 집 주변을 이렇게 예쁘게 단장하는데 너는 뭐하냐. 그렇게 들렸다. 그렇다고 빈정 상한 내 심사를 곧이 곧대로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 내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 같아 자존심을 더 구길 것 같았다.

나는 화초 가꾸는데 취미가 없어.

말해 놓고 잠시 나의 취미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나는 뭘 좋아라 하지?  이렇다 할 게 떠오르질 않았다.

그러고 보니 나는 별다른 취미가 없네. 좋아하는 게 없는 것 같애.

왜, 글 쓰잖아. 글 쓰는 거 좋은 취미지.

남편 입에서 나온 뜻밖의 말은 내 상한 자존심을 순식간에 치유해 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가슴을 따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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