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렁이의 하루 

수지
수지 · 글사랑이
2024/05/23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너무 잦은 것은 타고나는 걸까?
어릴 때부터 유난히 잃어버리는 일이 많았던 딸의 이야기다. 가끔 도대체 정신이 어디로 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너무 잘 잃어버려서 옆에서 지켜보는  난 화가 들끓었던 적이 많았었다.
지갑, 안경, 반지, 우산, 쇼핑하다 산 물건들, 가끔 앞뒤 바꿔서 옷을 입기도 하고 하다못해 뒤집어 입기도 한다. 태그가 밖에서 하늘하늘 거릴 땐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온다.

3월에 퇴사한 딸의 하루는 바로 이직할 직장을 알아보는 척하더니 요즘은 아예 백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퇴사하겠다고 몇 개월 전부터 노래를 불렀는데 현실로 이루어지니 너무 기뻤는지 나에게 다가와 퇴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래퍼가 숨도 안 쉬고 랩을 하듯 생방송을 해댄다. 잔소리할 틈도 주지 않는 딸의 꼼수가 눈에 훤히 보인다.
그래, 너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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