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ing into alookso

bookmaniac
bookmaniac · 장르소설 마니아
2023/08/26
미치도록 혼자 있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육아와 살림에 하루 대부분을 바쳤던 시절, 내내 종종걸음을 치다가 잠깐 변기에 걸터앉았을 때야 비로소 '혼자 앉은' 순간임을 자각하던 시절이었다. 계절이 바뀔 무렵 어김없이 지독한 몸살이 찾아와 애들을 누군가에게 맡겨놓고 '혼자' 병원에 다녀올 때면 흡사 날개라도 달린 듯 온몸이 가벼워짐을 느끼던 때다. 매일 밤 아이들을 겨우 재우고 내 시간이 생기면 밀려오는 피로와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격렬하게 싸웠다. 결국 이불 위에 무너지는 날이 많았지만 무거운 눈꺼풀을 버티듯 밀어 올리며 책상 앞에 앉으면 - 지금 생각하면 참 뜬금없게도 - 편지를 썼다. ...(중략)...

"인간은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자유롭지 않다. 가장 깊숙한 곳의 자아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비로소 자유롭다. 그리고 가장 깊숙한 곳의 자아를 찾아가려면 잠수가 필요하다." D.H. 로런스의 말이다. 우물을 응시하거나 거울을 들려다보면 내가 보이지만, 진정한 '나를' 찾으려면 그 이상의 행위가 필요하다는 말로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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